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13일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과 구세현 웰바이오텍 전 대표이사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특검은 특히 삼부토건의 ‘그림자 실세’로 통하는 이 부회장을 상대로 주가조작 혐의 및 김건희 여사와의 관련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은 사내에서 ‘부회장’으로 불리지만 공시 자료나 등기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다. 주가조작 의심 시기인 2023년 무렵 이일준 회장과 함께 삼부토건에 합류했다. 이 부회장은 이일준 회장의 최측근으로, 사내에서는 이 부회장이 2022~2023년 삼부토건 인수 과정에서부터 이 회장의 대변인을 자처하며 실무를 도맡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이일준 회장과의 관계 및 주가조작 가담 여부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특히 주가조작 전과가 있는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뒤에서 삼부토건 인수 및 주가조작까지 주도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23년 5월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주가가 폭등했던 웰바이오텍 회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삼부토건 부회장 직함과 마찬가지로 웰바이오텍 등기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날 특검은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도 함께 소환해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캐묻고 있다. 구 전 대표는 주가조작 의심 시기를 포함한 2018~2024년에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웰바이오텍은 2023년 삼부토건과 함께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한 뒤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 테마주’로 묶여 수혜를 봤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의 ‘형제 회사’이기도 하다. 당초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은 제3의 회사를 통해 웰바이오텍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2023년 7월 해당 지분을 헬레나투자조합에 매각했다. 다만 헬레나투자조합의 조합원 구성이 불분명해, 매각 이후로 이 회장이 웰바이오텍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날 조사의 관건은 이기훈 부회장과 구세현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한발 나아간 진술을 하는가다. 앞서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이일준 현 회장은 모두 특검 조사에서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회장은 지난 10일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 역시 김건희 여사 및 김 여사와의 연결고리로 의심받고 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 “맹세코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구 전 대표는 오전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시세 조종 행위에 이종호 대표나 김건희 여사가 연관돼 있다고 보나’ ‘우크라이나 포럼 참석 경위는 무엇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취재진을 피해 출석했다.
특검팀은 지금까지 이뤄진 삼부토건 및 관계사 경영진에 대한 수사를 바탕으로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대표에 대한 수사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 주가가 상승하기 직전인 2023년 5월 14일 ‘멋쟁해병’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이종호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상승을 사전에 알았을 것이란 의혹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