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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12·3 친위 쿠데타 경악, 총칼 맞선 국민의 힘으로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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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3 04:31 2025.07.1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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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세계정치학회(IPSA) 서울총회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12·3 ‘친위 군사 쿠데타’는 전 세계를 두 번 놀라게 했다”며 “첫번째는 세계 10위 경제 강국에서 대통령이 자기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친위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사실이었고, 두 번째는 그 총·칼을 든 친위 군사 쿠데타 세력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평화적으로 국민의 힘으로 이겨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세계정치학회(IPSA) 서울 총회에 참석해 “경악과 공포는 순식간에 찬사와 경이로움으로 바뀌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국제 정치 학자를 포함한 3500여 명이 집결해 ‘정치학계 올림픽’으로 불린다. 올해 주제는 ‘양극화한 사회에서 독재화에 저항하기’다.

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황당무계한 친위 군사 구데타는 대화와 타협을 배제한 채 상대를 말살하고 ‘영구집권’하겠다는 헛된 욕망에서 비롯됐다”며 “국민이 피땀으로 지켜왔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여지없이 짓밟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갈등과 분열의 씨앗을 광범위하게 퍼뜨리며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극복 과정을 묘사하면서 ‘K-민주주의’의 저력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그늘진 담벼락 밑에서도 기어코 빛을 찾아 피어나는 들꽃들처럼, 내란의 극복 과정은 민주주의가 가진 진정한 힘과 희망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며 “국회를 에워싼 시민들은 맨몸으로 장갑차와 총·칼에 맞섰고 국회의원들이 국회 담장을 넘어 계엄 해제 의결에 나서도록 독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국민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인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의 미래를 구할 ‘K-민주주의’의 핵심 정신은 민주주의의 가치인 자유, 평등, 연대를 철저히 복원하는 것”이라며 “갈등보다 대화를, 상처보다는 치유를, 대립보다는 화해를, 비난보다는 협력을, 혐오보다 서로를 살피고 돌보는 상생의 가치를 회복할 때”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자유관도 표현했다. 그는 “제가 말씀드리는 ‘자유’란 제약받지 않을 자유를 뜻하지 않는다”며 “불평등과 양극화, 빈곤의 파고가 성장을 가로막는 위기의 시대, ‘자유’란 곧 ‘경제’”라고 했다. 이어 “한 번 탈락하고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는 나라에서, 어떤 자유가 있겠나”라며 “한 사람의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자유야말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낼 원동력”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이미 도래한 AI 혁명이 디지털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합리적 토론과 민주적 의사결정을 돕고,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유용한 기반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며 “인공지능 혁명이야말로 K-민주주의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젖힐 ‘특이점’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강조하며 “대한국민의 DNA에 오롯이 새겨진 자유와 평등, 연대의 민주주의를 후대에 더 빛나게 물려줄 수 있도록, 성큼성큼 전진하겠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세계정치학회 주최, 중앙일보 후원으로 1997년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서 열렸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양극화된 사회에서 독재화에 저항하기 위한 학계의 역할 ▶뉴미디어 시대 대중과 팬덤 정치 ▶변화하는 안보환경에서의 전략적 선택 등 1000개 이상의 세션(분과 토론)과 3000편이 넘는 국제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오늘날 자유 민주주의와 독재 정부가 부상하고 있으며, 강대국 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본질적으로 초국가적인 성격을 지닌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강력한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14일에는 올해 첫 제정된 ‘김대중 상’ 시상식도 열린다. 이 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리더십과 평화 및 정의에 대한 학술적 기여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McGill)대학교의 T. V. 폴(Paul) 석좌교수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인도 출신인 폴 교수는 세계국제정치학회(ISA) 회장을 역임한 국제정치학계 거장이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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