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⑥=고수들의 바둑에서 수상전은 쉽게 볼 수 없다. 수상전은 필연적으로 한쪽이 죽는다. 덧없이 죽음을 맞는다는 건 앞날을 내다보는 고수의 수읽기가 아니다. 그러나 사석 전법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백1로 막고 3에 붙인다. 수상전의 요령이다. 흑4도 놓칠 수 없는 곳. 백이 4에 두는 순간 흑은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6을 선수하고 8에 빠진 수도 수상전에 긴요하다. 바로 이곳의 약점 때문에 백은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그러나 백의 노림은 따로 있다. 좌변 흑이다.
◆실전 진행=실전 수순부터 보자. 흑1은 맥점. 흑A는 안 된다. 백B로 큰 패가 난다. 이곳 자충 때문에 백은 수상전에서 이길 수 없다, 흑3에 이르러 과연 수상전은 흑 승이다. 그냥 잡혔다면 바둑은 끝이다. 그러나 신진서가 무심히 4로 막자 딩하오도 알았다는 듯 흑5로 물러선다. 8로 막자 흑 대마가 죽었다. 좋은 거래다. 급박한 흐름이었지만 좋은 타협이 이루어졌다. 흑 1집반 우세.
◆흑 패망=흑1로 두면 좌변 흑은 살 수 있다. 그러나 백2로 끊는 수가 성립한다. 10까지 흑은 일거에 패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