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하루 2200억씩 늘던 은행대출, 6·27 대출 규제 이후 반토막

중앙일보

2025.07.13 08:01 2025.07.13 13:3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지난달 하루 2200억원씩 불어나던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초 반토막 이상 감소했다. 13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5조7260억원으로 6월 말(754조8348억원)보다 891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루 평균 증가액은 약 891억원으로, 지난달(일평균 2251억원)의 40% 수준이다.

가계대출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600조8023억원으로 열흘 사이 1조3773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증가액은 1377억원으로 지난달 일평균 증가액(1912억원)의 72% 수준이었다. 전체 가계대출 감소 폭보다 작았다. 이달 들어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134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3887억원 줄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아직 ‘가계대출 증가 폭이 꺾였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은행들이 지난달 28일부터 비대면 대출을 중단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예고 없이 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죄는 ‘6.27 대출규제’를 내놓자 은행들이 줄줄이 새로운 규제에 맞춰 전산시스템을 수정하면서다. 상당수 은행은 이달 중 비대면 창구를 다시 열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11일부터 이번 규제를 반영한 비대면 주담대 영업을 재개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16일, 18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영업을 다시 시작한다.

‘6.27 대출규제’ 직전까지 가계대출 신청자가 급증했다는 점도 변수다. 일반적으로 주담대 대출은 신청부터 실행까지 1~2개월 시차가 생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계약이 이뤄진 주택매매와 주담대 신청 건수가 지난달 말에 몰렸다”며 “더욱이 주담대 실행은 월초보다 월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적어도 이달까진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한동안 6.27 대출규제의 효과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면서도 “만일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꺾이지 않는다면 전세대출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에 포함하는 등의 추가 대책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이번 규제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출금액을 6억원으로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은 실수자의 금융 접근성까지 막는 부작용이 있다”며 “대출 금액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부담금(비용)이 차등으로 증가하는 ‘거시건전성 분담금’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는 보호하고, 과잉 차입만 억제하는 방식이다.





염지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