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기록하는 사람은 자료 부족으로 인해 사실을 정확히 알 수 없을 때는 차라리 기록을 보류하여, 훗날 증거를 확보한 후에 기록하도록 해야 한다. 역사에 대한 자의적 억측과 속단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왜곡함으로써 천추만대에 가치관의 뒤바뀜을 야기하는 큰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좋은 말(馬)을 가졌으면서도 제대로 길들일 만한 승마술을 익히지 못했다면 차라리 남에게 빌려줘서 타게 함으로써 말을 제대로 조련해야 천리마를 둔마로 전락시키지 않는다. 역사기록의 신중성과 인재 등용의 적실성을 강조한 공자의 명언이다.
혼란한 사회일수록 역사논쟁이 뜨겁다. 역사를 제 편에 유리하도록 왜곡하는 무리들이 준동하기 때문이다. 이익에 눈이 먼 사회일수록 자리다툼이 심하다. 주요 직책을 제 편의 이익확보에 악용하려 들기 때문이다. 바로 전 정권의 우리 정치판이 딱 그런 모습이었고 지금도 후유증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러므로 새 정부는 민생회복을 화급한 과제로 여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 바로 세우기와 바른 인재등용 시스템 설계도 서둘러야 한다. 역사가 바로 서지 못한 채로 또다시 모사꾼들이 분탕질한다면 민생회복은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인재에게 서로 말을 빌려주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