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니크 신네르(24·세계 1위·이탈리아)가 라이벌 카를로스 알카라스(22·2위·스페인)를 꺾고 시즌 세 번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알카라스에게 3-1(4-6 6-4 6-4 6-4)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 이로써 신네르는 생애 첫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23년 윔블던 4강 진출이었다. 윔블던에서 우승한 최초의 이탈리아 국적 선수로도 기록됐다. 2024년 호주오픈과 US오픈 그리고 올해 호주오픈 등 하드코트에서 열린 메이저대회에서만 세 차례 우승한 신네르는 윔블던을 접수하며 유독 잔디코트 메이저대회에 약한 면모도 극복했다.
신네르는 지난달 9일 프랑스오픈에서 알카라스에게 당한 2-3 역전패도 설욕했다. 또 최근 알카라스전 5연패도 끊어냈다. 상대 전적에선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5패로 앞선다. 알카라스는 대회 3연패에 실패했다. 연승 행진도 '24연승'에 멈췄다. 알카라스는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 무패 행진도 깨졌다. 그는 이번 대회 전까지 메이저대회 결승 다섯 차례 올라 모두 이겼다. 신네르는 "프랑스오픈 패배를 받아들이고,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게 우승 비결"이라면서 "윔블던 우승은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는데, 이뤄서 기쁘다. 내겐 의미가 큰 우승 트로피"라고 밝혔다.
이로써 세계 남자 테니스는 신네르와 알카라스(메이저 5승)가 군림하는 새로운 '빅2' 시대로 재편됐다. 두 선수는 2024년부터 이날까지 치러진 7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나눠 가졌다. 신네르가 2024년 호주오픈·US오픈과 올해 호주오픈·윔블던, 알카라스가 지난해 프랑스오픈·윔블던, 올해 프랑스오픈 챔피언을 차지했다. 신네르와 알카라스 외엔 베테랑 노박 조코비치(37·6위·세르비아)가 2023년 US오픈에서 마지막으로 메이저 정상에 올랐다.
윔블던 7회 우승자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4강에서 신네르에 0-3으로 패해 탈락했다. 2001년생 신네르와 2003년생 알카라스가 앞으로 10년 이상 양강 구도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포츠맨십도 빛났다. 이날 두 선수 중 한 명이 몸을 던지는 플레이를 하다 코트에 넘어지면 상대 선수가 "괜찮냐"며 걱정하고 격려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왔다. 신네르는 "알카라스는 코트 안에선 까다로운 상대지만, 코트 밖에선 좋은 친구"라며 우정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