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인 광주광역시 조선대학교병원 수술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환자와 의료진이 대피하고, 수술 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14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조선대병원 신관 3층 7번 수술실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불로 35명이 연기를 흡입했고 3명이 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연기가 발생하자 환자와 의료진 등 40명이 대피했다.
최초 화재를 발견한 간호사 등 의료진이 소화기를 이용해 신고 접수 10분 만에 자체 진화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차 21대와 소방 인력 70명을 투입했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것을 확인한 뒤, 병동 내부에 남아 있는 연기를 빼내는 배연 작업을 진행했다.
화재 당시 비상경보기 등 소방시설은 정상적으로 작동됐으며, 수술실 내부에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소방시설법 시행령에 따라 병원 수술실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수술실은 화재보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을 때 물에 의한 피해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재 사고가 발생하자 수술실 전체가 가동을 일시 중단됐다. 이날 수술 일정은 총 27건으로 전면 보류됐고, 응급수술이 필요한 응급환자들의 수용도 중단됐다. 조선대병원은 총 15개 수술실을 갖추고 있으며, 수술실 모두 화재가 발생한 신관 3층에 있다.
병원 측은 “내일 수술 일정도 20여건으로, 최대한 빨리 안전 점검을 마쳐 수술실을 재가동할 계획”이라며 “타 병원 전원은 현재 논의되지 않았으며, 응급수술이 필요할 시 전원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종 의료기기 전원을 연결하는 콘센트에서 최초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콘센트는 이른바 ‘의료용 멀티콘센트’로 사각기둥 형태의 4개 면에 총 24구의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장치다.
소방은 누전이나 전력 과부하, 전선 단락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은 현재 추정일 뿐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며 “과학적 조사와 분석을 통해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