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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긷던 가자지구 어린이 참변… 이스라엘 미사일에 6명 희생

중앙일보

2025.07.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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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어린이가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희생자가 발생한 장소를 지켜보고 있다. 물을 긷는 장소로 물통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식수를 받으러 나간 어린이들이 집단으로 희생되는 참극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중부에서 물을 길으러 갔던 팔레스타인인 최소 8명이 숨지고 십여 명이 다쳤다. 이들 중 다수는 어린이였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번 공습이 이슬람 지하드 무장세력을 겨냥한 것이었으나 미사일이 오작동으로 목표 지점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IDF는 성명을 통해 "관련 없는 민간인에게 피해가 발생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병원 의료진은 누세이라트난민캠프 내 급수 시설에 미사일이 떨어져 어린이 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최근 몇 주간 가자지구에서는 심각한 물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연료 부족으로 해수 담수화 장비와 위생 시설이 가동을 멈췄고, 주민들은 플라스틱 용기에 물을 담기 위해 급수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급수 시설 공습 몇 시간 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의 한 시장을 공습해 12명이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언론은 보도했다. IDF는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년 9개월 넘게 계속되는 전쟁을 멈추기 위한 휴전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가자지구 곳곳에서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주민들이 모이는 구호품 배급소 인근에서 사상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지난 5월부터 미국과 함께 설립한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으로 구호품을 배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받으러 온 주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GHF가 구호 활동을 시작한 5월 말부터 배급소 주변에서는 거의 매일 총격이 발생했고 인명 피해도 계속됐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5월 말부터 이달 7일까지 GHF 배급소 인근에서 615명, 구호품 호송 경로에서 183명 등 총 78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13일 기준 누적 사망자는 5만8000명을 넘어섰다. 최근 24시간 동안에도 139명이 추가로 숨졌다.

보건부는 사상자 통계에서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하지 않지만 절반 이상은 여성과 어린이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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