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박상민 교수는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송광섭 교수,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박현진 교수와 함께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의 새로운 수술법인 ‘양방향 내시경 디스크 절제술(Biportal Endoscopic Discectomy, BED)’을 환자에게 적용해 기능이 우수하고 안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14일 밝혔다.
허리 디스크는 요추의 추간판이 파열되면서 내부 수핵이 누출돼 신경을 압박하면서 허리 통증과 좌골신경통(엉덩이에서 다리로 뻗치는 통증), 다리 저림 등을 유발한다. 대부분 약물치료나 물리 치료로 좋아진다.
하지만 근력 저하, 대소변 장애, 지속적인 통증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수핵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지금은 요추 부위 근육을 30~40mm 절개하고 수술용 현미경으로 확인하면서 수핵을 제거하는 ‘현미경 디스크 절제술(Microscopic Discectomy, MD)’을 표준 수술법으로 활용한다. 예전의 개방 수술법보다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지만, 근육을 벌리는 과정에서 손상과 흉터가 생기고 통증이 발생한다.
박 교수팀의 BED는 요추 두 곳을 10~20mm 절개하고 내시경 카메라로 환부를 확인하면서 수핵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2021년 7월~2022년 9월 국내 6개 병원에서 100명의 허리 디스크 환자를 무작위로 나눠 BED와 MD 수술한 후 12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둘 다 기능 회복 점수는 별 차이가 없었다. BED가 MD만큼 수핵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는 걸 의미한다.
회복 지표에서는 BED가 나았다. 수술 부위 통증은 수술 후 24시간 후 BED가 3.16점, MD가 4.15점이었다. 48시간 후에도 각각 2.44점, 3.15점이었다. BED가 덜 아프다는 뜻이다.
흉터도 BED 수술 그룹이 6.07점, MD 8.97점으로 군이 낮았다. 근육 손상 지표도 각각 0.22점, 0.97점으로 BED가 낮았다. 둘 다 낮을수록 좋다는 뜻이다.
회복이 빠르고 근육·손상이 적은 이유는 수술 절개 길이가 BED는 평균 15.8mm로 MD군(33.1mm)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허리 디스크 수술의 대표적인 합병증은 수술 상처가 벌어지는 것이다. BED군은 0건, MD군에서는 5건이 발생했다. 재수술 및 심각한 이상 반응(심뇌혈관 사망 등)은 양쪽 다 나타나지 않았다.
둘 다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박상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양방향 내시경 디스크 절제술이 기존 수술법과 유사한 기능적 회복 효과를 보이면서도, 상처, 조기 통증, 근육 손상 측면에서 임상적으로 더 우수하다는 점을 최초로 입증했다"며 “특히 흉터나 회복 속도에 민감한 젊은 여성이나 직장인에게 내시경 디스크 수술을 1차 수술법으로 추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은 정형외과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The Bone & Joint Journal’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주관 환자 중심 의료 기술 최적화 연구사업(PACEN)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건국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수원윌스기념병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