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롤라팔루자 무대에 올랐는데, 사람이 정말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고,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방탄소년단 제이홉은 현지시간으로 13일 오후 8시 15분,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3시 15분 독일 올림피아스타디움 베를린에서 열린 대형 음악축제 ‘롤라팔루자 베를린’에 무대를 마치고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헤드라이너 자격으로 초청돼, 약 90분 동안 밴드 사운드로 편곡한 노래 21곡을 불렀다.
축제의 총 관객 수는 약 6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현장은 새벽부터 몰려든 글로벌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연 시작 전부터 관객들은 “제이홉”을 연호했다.
제이홉이 유럽의 대형 음악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에서의 무대는 2018년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이후 6년 9개월만으로 더욱 의미가 깊다. 롤라팔루자 무대로는 두 번째 참여다. 2022년 ‘롤라팔루자 미국 시카고’에서 한국 가수 처음으로 메인 무대에 올라 ‘호비팔루자(제이홉+롤라팔루자)’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 베를린 무대에서 제이홉은 상반기 진행한 월드투어 ‘홉 온 더 스테이지’의 세트리스트 일부를 펼쳤다. ‘왓 이프…’, ‘온 더 스트리트’, ‘모나리자’, ‘스윗 드림스’, ‘킬린 잇 걸’ 등 다양한 색깔의 솔로곡을 선곡했고 방탄소년단 단체곡 ‘마이크 드롭’, ‘다이너마이트’, ‘버터’ 메들리로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관객들은 한국어 가사 떼창으로 제이홉 무대를 즐겼다.
제이홉도 “오늘 밤 미쳐볼 준비 됐나? 그럼 가보자!”라고 호응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또 “베를린 분위기를 즐기러 왔다. 투어를 하면서 아쉽게도 유럽은 와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영광스럽게도 롤라팔루자와 함께할 수 있게 됐다. 베를린 공연 후엔 방탄소년단 활동을 하러 가는데, 이번 공연으로 유종의 미를 거둬보자”고 기뻐했다. 영어로는 “올해는 제게 큰 의미가 있다. 잊을 수 없는 여정의 끝을 장식해준 여러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있던 소속사 빅히트 뮤직 관계자에 따르면 제이홉의 무대는 불꽃놀이와 함께 화려하게 빛났다. 감격에 울음을 터뜨리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전 세계에서 모인 팬들은 한국어로 “사랑해”라고 소리치며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쉬지 않고 “제이홉, 우린 파티를 더 원해!”라고 소리쳤다. 이에 제이홉은 다시 무대에 올라 ‘= (이퀄 사인)’, ‘퓨처’, ‘뉴런’을 들려주며 마지막까지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축제의 끝을 완성했다.
무대를 마친 제이홉은 한국시간으로 새벽 6시께 플랫폼 위버스를 찾아 팬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건 우리만의 애프터 파티”라며 팬사랑을 내비쳤고, 전날 저스틴 팀버레이크, 그레이시, 아이브 무대를 관람한 후기도 들려줬다. “아이브 친구들 너무 잘했다. 그레이시 때는 사람이 몰려서 끝까지 볼 수 없었다. 그레이시를 만나 공연을 끝까지 못봐서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어렸을 때부터 엔싱크를 좋아해서 저스틴 팀버레이크 무대도 재밌게 봤다”며 팬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브는 제이홉보다 하루 빠른 12일 오후(현지 시각) 55분 동안 무대를 채웠다. 이날 처음 공개된 신곡 ‘티케이오(TKO)’부터 히트곡 ‘일레븐’, ‘애프터 라이크’, ‘아이엠’, ‘키치’ 등을 안정적인 라이브로 소화했다. 비가 내린 가운데도 공연을 무사히 마친 멤버들은 소속사 스타쉽을 통해 “힘찬 응원과 떼창 덕분에 정말 행복하고 벅찬 시간이었다. 다음 주에 있을 ‘롤라팔루자 파리’도 다 같이 아이팅(아이브+화이팅)!”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제이홉은 베를린 공연 이후 한국에 잠깐 들렸다가, 멤버들이 집결해 있는 미국 LA로 건너갈 예정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미국에서 봄에 나올 신보 작업에 열중하겠다고 밝혔다. 정규 앨범으로 나온다면 2020년 정규 4집 이후 6년 만의 풀 앨범으로 기대를 모은다. 제이홉은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에서도 라이브로 나타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