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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진숙, 본인 논문으로 제자 박사학위" 또 의혹 터졌다

중앙일보

2025.07.13 22:30 2025.07.14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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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이 쓴 논문으로 제자 박사학위를 준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14일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 2014년 한국색채학회에 ‘실내 거주공간의 적용 색채에 따른 감성어휘의 평가분석’ 논문 등 2편을 발표했다. 두 논문 모두 이 후보자가 1저자, 제자 A씨가 교신저자로 각각 등재됐다. 이후 해당 논문의 교신저자였던 A씨는 2016년 ‘실내 색채변화에 따른 심리·생리 평가방법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제는 A씨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에 발표된 두 논문을 비교해보면,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후보자의 ‘실내 거주공간 평가분석’ 논문과 A씨 박사학위 논문의 경우 실내 공간에 적용된 색채에 따라 거주자의 감성어휘를 분석한 실험 결과값이 대부분 일치했다. 표절 검증 프로그램인 ‘카피킬러’로 두 논문을 비교한 결과 표절률은 48%로 나타났다. 학계에선 통상 20% 이상이면 표절을 의심한다.

김민전 의원은 “이 후보자 본인이 1저자라면,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은 독립성·주도성 상실해 학위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거꾸로 박사 제자 논문을 요약해 학회지에 낸 경우도 있다. 이 후보자는 2006년 5월 한국색채학회지에 ‘건축공간 표면요소에 대한 질감과 색채의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을 1저자로 발표했다. 교신저자는 B씨였다. B씨가 석 달 전 박사학위를 받은 ‘건축공간을 구성하는 표면요소의 평가에 관한 연구’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다. B씨 논문은 ‘질감’과 ‘문양’에 대해 다뤘는데, 이 후보자 논문은 ‘질감’을 집중해 다뤘다. 제자 논문 속 실험 개요부터 피험자 구성, 평가변인 및 평가항목 선정, 분석 결과, 그래프, 표, 결론까지 상당부분 동일했다. 카피킬러 표절률 40%였다.

이 후보자는 그간 제기된 제자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실질적인 저자는 본인”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 설명대로라면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의 경우, 제자가 주도적으로 쓰지 않 게 돼 학위 무효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이 후보자 1저자·제자 교신저자 논문→제자 박사학위 논문으로 바뀌거나 제자 박사학위 논문→이 후보자 1저자·제자 교신저자 논문으로 활용된 것만 최소 10건이다. 석사학위 논문까지 범위를 넓히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청문회에서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의 논문 검증에 참여했던 범학계 국민검증단(검증단)은 14일 이 후보자의 논문을 자체적으로 검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검증단에는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 11개 교수단체 모임이 참여 중이다. 검증단은 ‘제자의 학위 논문임을 밝히지 않고 본인을 제1저자로 학술지에 발표한 경우’(8건)를 포함해 모두 21건이 문제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일부 논문은 표절률이 56%에 달했다.

검증단은 “이 후보자는 제자 학위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실질적 저자는 본인’이라고 항변했다”면서 “학위논문에서 지도교수가 실질적인 저자가 된다면, 그 논문은 학생이 쓰지 않은 꼴이 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면 스스로 교육자이길 포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검증단은 “교육부 수장의 논문 표절 문제는 김건희씨 논문 표절과는 비교 안 될 정도로 파장이 클 것”이라며 “이 후보자의 과오를 묵인한다면 대학 현장에서는 보고서와 학위논문 심사에 이중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과거 논문 표절 논란이 있었던 교육부 장관 후보자 모두 자진해서 사퇴했던 까닭”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 후보자 측은 “문제 제기한 논문은 총 21편이나 중복을 제외할 경우 총 16편”이라며 “이 중 9편은 연구윤리검증위원회로부터 ‘연구부정행위 없음’으로 판정받는 등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민욱.김창용.이보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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