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역대 최고가로 거래되는 건수가 크게 줄었다. 대부분 지역에서 거래가 잦아들었지만, 압구정·여의도 등 초고가 단지에서는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등 양극화가 뚜렷했다.
1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 대책 발표 이후 2주간(6월 27일~7월 10일) 서울 아파트 최고가 거래량은 직전 2주(6월 13~26일)보다 74% 감소했다. 전체 거래는 4693건에서 1312건으로 줄었고, 이 가운데 최고가 거래는 1141건에서 300건으로 급감했다. 전체 거래 대비 최고가 비중도 24.3%에서 22.9%로 1.4%포인트 감소했다.
직방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줄면서 거래가 사실상 멈춘 상황”이라며 “일시적인 숨 고르기일 수 있지만, 입지가 좋거나 개발 기대가 있는 일부 지역은 규제에도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실제로 대출 규제 발표 이후 고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면적 157㎡는 지난달 30일 종전 최고가보다 4억원 오른 88억원에 거래됐다. 인접한 현대8차 전용 163㎡도 지난 8일 83억원에 팔리며 기존보다 8억원 뛰었다. 서울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전용 60㎡는 지난 4일 23억3500만원에 이어 8일에는 24억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11일 동일 면적이 21억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사이 3억원 상승했다.
서울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달 27일 전용면적 84㎡가 72억원에 거래됐다. 공급면적 기준 3.3㎡당 가격은 2억1176만원이다. 지난 3월 70억원으로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3.3㎡당 2억원을 돌파한 지 3개월 만이다.
다만 해당 단지들은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위치해 거래 시점이 허가 승인에 따라 지연됐을 가능성이 크다. 압구정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대 8차 신고가 거래는 규제 발표 전 약정계약이 이뤄졌고, 이달 초 토지거래허가 승인을 받고 체결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반면 관망세가 짙어진 지역에서는 급락 사례도 나왔다. 지난달 27일 11억원에 거래된 성산동 성산시영(대우) 전용 50㎡는 7월 1일에는 7억2000만원에 팔리며 실거래가가 4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7일 모두 22억원에 거래되며 상승세가 멈췄다. 일각에선 조정기를 활용한 가족 간 증여 거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