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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데이터센터 수, 세계 22위 그쳐…“범정부 컨트롤 타워 필요”

중앙일보

2025.07.1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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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생성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의 데이터센터 수와 투자 규모는 미국 등 주요국보다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범정부 차원에서 데이터센터를 수출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AI가 촉발한 데이터센터 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03~2021년 주요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연평균 성장률은 21.1% 수준이었지만, 생성 AI가 화두였던 2022년 이후 지난해까지는 연평균 성장률이 169.4%로 급증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3년 3728억 달러에서 2029년 6241억 달러로 67.4% 증가할 전망이다.

주요국은 데이터센터 산업 육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미국은 데이터센터를 국가 안보 시설로 지정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활용 등 차세대 에너지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범부처 본부를 구성해 데이터센터 입지·전력·기술실증을 통합·조정하는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은 외국 자본의 100% 사업 소유를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해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처진 편이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 개수는 84개로 세계 22위 수준이었다. 미국(3811개), 독일(456개), 중국(362개), 일본(186개) 등 주요국보다 현저히 적다. 최근 5개년(2020년~지난해) 한국의 해외 데이터센터 투자액은 4억 달러로 세계 29위였고, 국내에 투자 유치한 규모도 85억 달러로 세계 10위에 그쳤다.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미국은 해외 투자액과 미국으로 투자 유치 규모에서 모두 세계 1위였다. 한국의 해외 투자액은 미국의 0.12%, 국내 투자 유치는 미국의 5.95%에 불과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172억 달러·5위), 인도(170억 달러·6위), 말레이시아(93억 달러·9위) 등이 국내 투자 유치 금액에서 한국을 앞섰다.
LG전자의 AI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솔루션 'CDU(냉각수 분배 장치)' 모습. 사진 LG전자

보고서는 국내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으로 전력망 부담이 심화하는 점, 국산 장비 활용률이 낮은 점, 세제·입지 등 제도적 지원이 미흡한 점 등을 한국의 약점으로 지목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기업의 강점인 AI 반도체, 전력 인프라, 냉각 시스템 중심의 전략적 접근을 제안했다. 특히 고전력 연산용 친환경 하이퍼스케일(초거대형) 데이터센터와 국내 스타트업의 핵심기술인 저전력 AI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기반으로 한 엣지(소형) 데이터센터가 틈새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드웨어 인프라 수출에서, 설계·운영·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형 수출 구조로의 전환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센터를 국가 차원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도 시급하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의 ‘디지털 수출 전략산업 및 인프라’ 지정 ▶범정부 컨트롤 타워 구축 ▶‘국가 전략기술 사업화 시설’ 지정 및 세액 공제율 상향 ▶K 수출형 표준 모델 구축 ▶비수도권 친환경 클러스터 조성 등을 제안했다.

진실 무협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중국 등이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시설로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만큼, 우리도 데이터센터를 국가 디지털 역량의 핵심 기반이자 전략적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고 수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선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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