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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프랑스, 미완에 그친 언더독의 반란

중앙일보

2025.07.13 23:18 2025.07.1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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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유 반 데르 폴(오른쪽)과 팀 동료 조나스 리카에르가 투르 드 프랑스 9구간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도로 사이클대회 '투르 드 프랑스' 포디엄에 오르는 것은 전 세계 사이클 선수의 바람이다. 약 3주간 3000~4000㎞를 달려 우승하는 것은 물론 21구간 중 한 구간만 우승하더라도 큰 영광으로 친다. 올해 투르 드 프랑스는 릴에서 시작해 마지막인 파리 샹젤리제까지 총 3338㎞를 달린다.

'투르 드 프랑스 2025' 9구간 레이스가 펼쳐진 지난 13일, "나도 포디엄에 오르고 싶다"고 갈망하는 이들이 '언더독(underdog, 이길 가능성이 낮은 선수)의 반란'을 시도했다. 주인공은 알페신 드쾨닝크 사이클팀 소속 마티유 반 데르 폴(벨기에)과 조나스 리카에르트.

둘은 9구간 레이스 시작하자마자 치고 나왔다. 도로 사이클은 바람의 저항 때문에 무리(펠로톤)에서 이탈하면 훨씬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뛰게 된다. 그러나 두 선수는 전날 밤 "처음부터 치고 나가자"고 의기투합한 상태였다. 이 구간에서 모든 힘을 쏟아부어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9구간은 프랑스 슈농에서 샤토루까지 174.1㎞. 누적 고도는 1000m로 비교적 평지를 달린다.

작전은 거의 성공적인 듯했다. 둘은 레이스 중반 후미 그룹과 차이를 무려 5분까지 늘렸다. 그러나 결승선을 70㎞ 남겨둔 지점에서 시차는 4분으로 줄었고, 55㎞ 지점에서 3분, 15㎞ 지점에서 2분 그리고 10㎞를 남겨둔 지점에서 1분 이내로 따라잡혔다.

결국 리카에르트는 6㎞를 남겨둔 지점에서 뒤로 처졌고, 이후 팀의 리더인 반 데르 폴 혼자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700m를 이겨내지 못했다. 반 데르 폴은 샤토루로 향하는 곡선 주로를 있는 힘껏 질주했지만, 치고 올라오는 펠로톤을 막기에는 역부족했다. 그의 뒤에는 스트린터 조나단 밀란(이탈리아)과 팀 멀리어(벨기에)가 스퍼트를 준비 중이었다. 두 선수는 무리 지어 달리는 선수들을 피해 내달렸고, 결승선을 눈앞에 둔 지점에서 나란히 경쟁을 펼쳤다. 결국 10인치 차이로 멀리어가 결승선을 통과해 이번 대회 두 번째 구간 우승을 차지했다.

투르 드 프랑스 9구간에서 '전투적인 라이더' 선정된 조나스 리카에르트. AP=연합뉴스
반 데르 폴과 리카르트는 거의 다잡은 우승을 아쉽게 놓쳤지만, 평범한 경기가 될뻔한 9구간 레이스를 극적으로 이끌었다고 영국 사이클링뉴스는 평가했다. 경기 후 리카에르트는 "투르 드 프랑스 포디엄은 꿈이었다. 꼭 이루기 싶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치고 나가자고 했다. 그러나 아쉽게 성공하지 못했다"면서도 "(쇼를)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데르 폴은 "(포디엄에 오르고 싶다는) 그의 꿈을 위해 기꺼이 도왔다. 정말 가까이 갔지만, 둘 다 한계가 왔다. 힘든 하루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카에르트는 이날 포디엄에 올랐다. 주최 측이 그를 ‘가장 전투적인 라이더(the most combative rider)’로 선정해 수상한 것이다.

9구간을 마친 종합 순위는 지난해 우승자인 타데이 포가차르(슬로베니아)가 33시간17분22초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렘코 에베네폴(33시간18분16초, 네덜란드), 케빈 보클린(33시간18분33초, 프랑스), 요나스 빙에가르(33시간 18분 39초, 덴마크)가 뒤를 잇고 있다.

김영주 기자 [email protected]




김영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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