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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尹 감옥서 죽어야" 연일 강공…정치보복 비판 난감한 대통령실

중앙일보

2025.07.13 23:48 2025.07.1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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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뉴스1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칼날이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겨냥하자 대통령실은 특검과의 거리 두기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지만 여당 의원들은 경쟁적으로 특검 기세에 편승하려 애쓰고 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4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윤상현·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김건희·순직해병 특검팀의 압수수색에 대해 “대통령실과 짜고 하는 일이 아니다. 알아서 진행하는 수사에 우리가 개입할 수 없다”며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하시면 난감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특검이 대통령실에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수사를 어떻게 진행할 거라고 알려줄 리도 만무하다”며 “조속히 수사가 진행되고 나면 (정치 보복, 대통령실 개입 논란 등) 여러 오해가 풀릴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특검 수사를 고리로 국민의힘 해산까지 언급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과거에 통합진보당은 내란 예비 음모만으로도 해산됐었다”며 “내란을 실제로 일으킨 윤석열을 당원으로 두고 있는 국민의힘은 위헌정당 심판 청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내가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경쟁자인 박찬대 의원도 같은날 “국민은 국민의힘의 내란동조 행위를 기억한다. 특히 의원총회 장소를 변경하고, 윤석열 체포 저지에 앞장 선 추경호·권영세·권성동·나경원·윤상현 의원이 내란 5적”이라며 “특검팀은 수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8일엔 내란범을 배출한 정당에 국고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내용의 내란 특별법도 발의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3대 특검 상황 대응 특별위원회도 공식 출범(11일)시켰다. “특검의 수사 상황에 민주당도 종합적으로 대응하겠다”(황정아 대변인)는 취지이지만, “사실상 특검과 민주당이 한 몸처럼 움직이겠다는 선언”(여권 관계자)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 된 후 특검 조사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살아도 감옥에서 살고, 죽어도 감옥에서 죽어야 한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당 지도부가 특검과의 일심동체 행보를 보이려는 이유에 대해 소속 의원들은 “3대 특검 수사가 내년 지방선거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중진 의원)이라고 설명한다. 특검의 활동 기간(최장 140~170일)은 아직 20%도 지나지 않았고, 일부 압수수색 영장은 기각되는 등 수사 과제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당 차원의 엄호사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지도부 인사도 통화에서 “어수선한 국정감사 기간 전에 수사 진도를 빨리 빼둬야 한다”며 “연말에 야권 인사들에 대한 기소가 이루어지고 내년 초 1심 재판이 본격화되면 내란 종식 프레임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매주 2~3차례 재판에 출석하는 것을 빌미로 ‘사법 리스크 강조’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늘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과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과 오찬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여당과 달리 대통령실이 선을 긋는 것에 대해선 일종의 굿캅-배드캅(Good Cop-Bad Cop) 전략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강경파 역할을 맡고, 이재명 대통령은 보수 인사들을 만나며 통합 메시지를 내는 온건파 역할을 맡는 게 효율적인 선거 전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1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무인기 평양 침투 사건을 외환죄로 처벌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수사 관련 판단은 특검 몫이라면서도 법 적용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김정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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