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투자업계, 우크라 오데사항 곡물터미널 인수…재개 시동
우크라 기업과 분쟁 끝 법원 승인…"재건 위한 자본유치 능력 시험"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투자기업 2곳이 우크라이나 기업과의 오랜 법적 분쟁 끝에 흑해 오데사항의 곡물 수출 터미널을 인수, 이르면 올여름 재운영에 나선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투자사 아르젠템 크리크 파트너스(ACP)와 이노바투스 캐피털 파트너스(ICP)는 지난 9일 우크라이나 대법원에서 우크라이나 기업 GNT 소유의 오데사항 올림펙투스 터미널 인수를 승인받았다. 이 터미널은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로, 연 500만톤을 처리할 수 있다.
앞서 신흥시장 투자 전문기업 ACP와 ICP는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에 투자해왔으며, 2019∼2021년 GNT에 투자했다가 이를 돌려 받지 못했다고 밝히는 등 GNT의 대출 사기 혐의를 주장하며 국제 중재기관과 영국 법원에서 소를 제기해 승소했다.
과거 올림펙투스 터미널을 소유했던 GNT는 대출을 상환하지 못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혼란 속에 담보 곡물을 속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ACP와 ICP가 GNT로부터 9천500만달러 상당의 채무 강제집행을 하도록 도왔고, 지난 5월엔 GNT 소유주 중 한명인 볼로디미르 나우멘코를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FT는 이를 전쟁 중 국제 투자 유치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출 사기 사건이라 규정하며, 전쟁 4년 차인 우크라이나의 경제 재건을 위한 자본 유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고위험 프로젝트는 민간 투자자들이 맡길 원하지만, 이를 위해선 투자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법적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한편 내부 부패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FT는 강조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 사건은 우크라이나가 법치주의 국가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르젠템 크리크의 파트너 존 패턴은 올여름 중 터미널을 다시 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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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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