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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사업자 1분기 역대 최대폭 감소…취업·창업 모두 어렵다

중앙일보

2025.07.14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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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가는 경기에 창업을 포기하거나 문을 닫는 청년 사업자가 크게 늘었다. 청년 취업자가 31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취업 시장에도 냉기가 흐른다. 실효성 있는 청년 일자리 대책이 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서대문구 인근 한 상점 모습. 연합뉴스
14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사업체를 운영 중인 30세 미만 청년 사업자는 월평균 35만4672명으로 1년 전보다 2만6247명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 4분기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가동 사업자가 줄었다는 건 창업하는 사람보다 휴·폐업자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통상 가동 사업자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 따라 늘어난다. 청년 가동 사업자 역시 통계 집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매 분기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1만9400명 감소하며 처음 방향을 틀었고, 4분기(-2만1527명)와 올해 1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줄었다. 소비 부진에, 이자 부담까지 커진 게 원인으로 꼽힌다.

업종별로는 소매업에서 청년 사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올 1분기 소매업에 종사하는 청년 사업자는 12만7089명으로 1년 전보다 1만6185명 줄었다. 전체 청년 사업자 감소분의 62%에 달한다. 음식업 청년 사업자(4만6269명)도 1분기 5507명 줄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청년은 음식점·카페 같은 기술 기반이 없는 자영업 창업에 도전하는데 이들 업종 대부분은 포화 상태이거나 신규 수요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취업도 여의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5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36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만 명 줄었다. 2022년 11월 이후 31개월 연속 감소세다. 5월 고용률 역시 지난해보다 0.7%포인트 떨어진 46.2%로,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2월 사상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던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도 여전히 40만 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1년 이상 ‘쉬었음’을 경험한 청년의 38.1%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를 쉬는 이유로 꼽았다.

한국은행 역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서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노동 시장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당수의 청년이 취업도, 창업도 쉽지 않은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지난해 연말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과 컨트롤타워 공백 속에 청년 정책은 후순위로 밀렸다. 올해 두 차례 편성된 추가경정예산 또한 재해 극복과 경기 부양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청년층을 타깃으로 한 뚜렷한 대책은 담지 못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 진작이 선순환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추경 편성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청년 지원을 위한 구조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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