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찰부 장관이 부패와 조직범죄 연루 의혹으로 직무 정지됐다고 현지 일간지 더스타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센조 음추누 경찰장관을 특별 휴직 조치하고 그에게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조사위원회는 현재나 과거의 고위 관료들이 특정 기관에서 범죄 활동에 가담했거나 방조했는지, 범죄 조직의 활동으로 재정적·정치적 이익을 얻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 조직이 사법 시스템 내 법 집행 기관과 정보기관 등에 침투했다는 의혹도 조사할 것"이라며 "위원회는 3개월과 6개월 후 중간보고서를 제출한 뒤 의회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시 경찰장관엔 국가 반부패자문위원회 의장인 피로즈 카찰리아 비트바테르스란트(WITS) 대학 법학부 교수가 임명됐다.
동부 콰줄루나탈주의 은라늘라 음크와나지 경찰청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음추누 장관이 관할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정치적 동기의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중요범죄 수사팀을 해체하는 데 관여했다고 폭로했다.
또 음추누 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료들이 조폭들에게 금품을 받고 조직범죄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방해했다며 "일부 정치인과 정부 관료, 경찰, 검찰, 법원 고위 인사들이 마약 카르텔을 비롯한 범죄 조직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음추누 장관은 "증거나 적법한 절차 없이 제기된 추측"이라며 부인했지만 전날 라마포사 대통령의 연설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위원회의 수사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67세의 정치인 출신인 음추누 장관은 현지 언론에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중도파 진영에서 라마포사 대통령의 후임으로 거론될 만큼 유력 인사다.
남아공은 부패감시단체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해 발표한 연례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세계 180개국 가운데 중위권인 8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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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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