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오송지하차도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14일 “시설 관리를 부실하게 해서 인명 사고가 나면, 이제는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책임을 아주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년 전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충북 청주 궁평2지하차도를 찾았다. 이 대통령은 사고 후 설치된 물막이·피난 시설에 대한 행정안전부와 환경부의 브리핑을 들은 뒤 “전국 지하차도에 다 이렇게 해 놓았느냐” “자동이냐, 수동이냐” “강물이 들어올 때도 괜찮은가” 등을 세세히 물었다.
이 대통령은 또 시설물 개선 만큼이나 상시적인 시설 점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옛날처럼 인력으로 관리할 때와 달리, 지금처럼 전자 장비들이 발달한 시대에는 전혀 다르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폐쇄회로 카메라(CCTV)를 활용한 점검이나 원격 차단 시스템 등의 활용을 당부했다.
공직자의 책임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냥 실수니까? 실수가 어디 있느냐”라며 “공직자는 실수하지 않는 게 의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설·안전 관리 문제는 최대한 엄정하게 하고, 사고 나면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야 한다”며 “해야 될 일을 안 해서 사람이 죽고 다치는 일은 절대로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중앙 정부 외에도 국민의힘 소속 김영환 충북지사와 충북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김 지사에게 충북의 침수 위험 지역은 어디고, 지방하천과 국가하천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김 지사는 1957년 지어져 홍수에 취약한 괴산댐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중앙 정부와 충북도 관계자들에게 “지방 정부와 중앙 정부가 나눠서 해야 할 일과 함께해야 할 일을 잘 구분하고, 단위별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가슴에 검은색 추모 리본을 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사고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길에 마련된 연단 위에 국화꽃을 헌화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6일 오송지하차도 참사 유가족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을 만나 면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