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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선수인 줄"…트럼프, 첼시 시상대 '센터' 차지 팬들 분노

중앙일보

2025.07.14 04:09 2025.07.1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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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주장 제임스가 FIFA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상대를 떠나지 않고 정중앙에 계속 서 있었다. 눈치 없는 행동에 첼시 선수들은 당황했지만 그대로 우승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첼시(잉글랜드) 선수단의 우승 세리머니 내내 ‘센터’를 차지해 팬과 언론으로부터 빈축을 샀다.

첼시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파리생제르맹(프랑스)을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경기를 함께 관전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라운드에 내려와 시상식에서 선수들에게 우승 메달을 걸어줬고, 첼시 주장 리스 제임스에게 우승 트로피를 전달했다.
첼시 선수들이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상대를 떠나지 않고 정중앙에 계속 서 있었다. [신화=연합뉴스]

이후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옆으로 나오라고 손짓을 보냈고, 첼시 제임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상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제임스 옆에 서서 버텼다. 첼시 선수단은 당황해 했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을 옆에 둔 채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박수를 치면서 계속 가운데 자리를 지키며 카메라 앵글 안에 머물렀다.

시상자는 트로피를 전달한 뒤 뒤로 빠지고 선수들끼리 우승 순간을 즐기는 게 관례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2골-1도움을 올린 콜 파머의 얼굴을 가렸다. 그러자 첼시 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 없는 행동에 “자기가 선수인 줄 아느냐”며 분노했다.

당황한 듯한 제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승을 축하하고 이 순간을 즐기라고 말해줬다. 그가 머물고 싶어했다”고 전했고, 파머는 “우리가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단상에 있을 줄은 몰랐다. 솔직히 말해서 조금 당황했다”고 털어놓았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기이한 모습이었다”고, 야후스포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승 축하 행사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첼시의 콜 파머에게 골든볼 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EPA=연합뉴스]

결승전이 열린 이 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주 대선 유세 중 총격을 당한 지 1년 째 되는 날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라운드로 내려와 오른손을 치켜 들자 환호성과 야유가 동시에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프타임 때 중계사 다즌과 인터뷰에서 ‘행정명령으로 미국에서 축구 표기를 사커(soccer)에서 풋볼(football)로 바꿀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명칭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지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그는 역사상 최고 축구선수로 브라질의 펠레를 꼽았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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