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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또 만난 1위와 2위, 윔블던 승자는 신네르

중앙일보

2025.07.14 08:01 2025.07.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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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알카라스(오른쪽)를 꺾은 얀니크 신네르(왼쪽)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페더러-나달을 이을 새 라이벌이 탄생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4일(한국시간) 얀니크 신네르(24·세계 1위·이탈리아)가 시즌 세 번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윔블던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22·2위·스페인)를 꺾고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르자 이렇게 표현했다. 신네르는 이날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알카라스에 3-1(4-6, 6-4, 6-4, 6-4)로 역전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

신네르의 윔블던 첫 우승이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23년의 4강이었다. 그는 윔블던에서 우승한 첫 이탈리아 선수로도 기록됐다. 2024년 호주오픈과 US오픈, 그리고 올해 호주오픈 등 메이저대회 가운데 하드코트 대회에서만 우승했던 신네르는 윔블던을 접수하며 우승 목록에 잔디코트를 추가했다.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만 추가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이다.

신네르는 지난달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당한 2-3 역전패도 설욕했다. 동시에 알카라스를 상대로 최근 연패 사슬(5연패)도 끊었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의 8승5패 우위다. 신네르는 “프랑스오픈 패배를 받아들이고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게 우승 비결”이라며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윔블던 우승을 이뤄 기쁘다. 내겐 의미가 큰 우승 트로피”라고 밝혔다.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에 실패했다. 윔블던에서의 연승 행진도 24번째 경기에서 멈췄다. 알카라스의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전 무패행진도 이번에 가로막혔다. 그는 올해 프랑스오픈까지 메이저대회 결승에 5차례 올라 모두 우승했다. 알카라스는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호주오픈만 남겨뒀다.

BBC도 두 선수를 두고 “로저 페더러(44·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9·스페인)을 떠올리게 하는 라이벌의 탄생”이라고 전했다. 페더러는 메이저 20승, 나달은 22승의 레전드로, 선수 시절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수없이 만나 명승부를 연출했다. 세계 남자 테니스는 이제 신네르-알카라스의 새로운 ‘빅2’ 시대를 맞았다. 두 선수는 지난해부터 메이저 우승을 양분했다. 신네르가 네 차례, 알카라스가 세 차례 우승했다. ESPN도 “2001년생 신네르와 2003년생 알카라스가 오랜 기간 양강 구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선수의 상반된 플레이 스타일과 성격이 라이벌 구도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데일리 메일은 알카라스를 ‘쇼맨’, 신네르를 ‘아이스맨’으로 불렀다. 주로 베이스라인 플레이를 하는 신네르는 정확한 플레이가 일품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과감하고 공격적이다. 성격도 알카라스가 더 뜨겁다. 코트에서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곤 한다. 차분하고 낙천적인 신네르는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으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코트에 복귀해 정상급 경기력을 보여줬다.

올해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두 선수는 자신에게 유리한 오심을 정정하는 스포츠맨십을 나란히 보여줬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배우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그가 나보다 몇 가지 더 잘하는 걸 발견했다. 그가 있기에 나는 발전한다. 나는 또다시 알카라스를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라스는 “우리의 라이벌 관계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우린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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