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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파머의 차가운 왼발, PSG 마저 얼렸다

중앙일보

2025.07.14 08:01 2025.07.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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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콜 파머가 FIFA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까지, 도널드 트럼프(뒤) 미국 대통령은 시상대를 떠나지 않고 정중앙에 계속 서 있었다. 눈치 없는 행동에 첼시 선수들은 당황했지만 그대로 우승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AP=연합뉴스]
첼시(잉글랜드)가 ‘유럽 챔피언’ 파리생제르맹(프랑스·PSG)을 꺾고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

첼시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 PSG를 3-0으로 완파했다. 4년 만의 정상 탈환이자, 32개 팀으로 확대된 대회에서의 첫 우승이다. 첼시는 우승 상금 4000만 달러(551억원)와 출전수당 등을 합해 최대 1786억원까지 챙긴다. 경기 전 수퍼컴퓨터의 예상 우승 확률은 PSG 64.4%, 첼시 35.6%였다. 첼시는 열세를 딛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시즌 5관왕을 노린 PSG의 질주를 멈춰 세웠다.
첼시 콜 파머가 양 손으로 몸을 비비는 시그니처인 콜드 세리머니를 펼쳤다. [로이터=연합뉴스]

첼시의 콜 파머(23·잉글랜드)가 2골·1도움으로 3골 모두에 관여했다. 파머는 전반 22분 정교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8분 뒤 선제골을 리플레이한 듯 추가골을 터트렸다. 섭씨 32도가 넘는 무더위였지만, 냉철했던 파머는 양손으로 몸을 비비는 ‘콜드 세리머니’를 펼쳤다. 파머는 전반 42분에 침투 패스로 주앙 페드루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8만1118명 관중은 첼시의 골잔치에 더위를 잊었다.

대회 3골·2도움으로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수상한 파머는 “경기 전 모두가 우리(의 우승)를 의심했기 때문에 더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파머는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유럽 클럽대항전 중 3부리그 격) 결승전에서 레알 베티스(스페인)를 상대로 2도움을 올려 4-1 대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엔초 마레스카 첼시 감독은 “경기 초반 10분에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킥오프 직후 맨투맨 수비로 PSG를 압박했다. 라이트백 리스 제임스를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했고, 파머를 공격형 미드필더 대신 오른쪽 윙어로 세워 공격 때 공간을 넓혔다. 볼 점유율에선 밀렸지만, 역습을 노렸다.

첼시는 2022년 토드 보엘리(미국) 구단주 부임 후 3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부어 48명을 영입했다. 그중 일부와는 7~9년의 장기 계약을 맺었다. 첼시는 이번 대회 최연소 팀으로, 전원 26세 이하다. 디애슬레틱은 “(첼시는 선수단에) 챔피언스리그 수준 보너스를 약속했고, 미국 내 최적의 훈련장 확보를 위해 FIFA 지원금의 2배를 썼다”고 우승 배경을 분석했다.

파리생제르맹 루이스 엔리케(왼쪽 둘째) 감독이 첼시 주앙 페드루의 목을 밀쳐 넘어 뜨렸다. [AFP=연합뉴스]

PSG는 경기에서도 매너에서도 완패했다. 후반 40분 주앙 네베스(PSG)은 마크 쿠쿠렐라(첼시)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퇴장당했다. 경기 후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첼시 페드루의 목을 밀쳐 넘어뜨렸다. “더 큰 충돌을 막기 위해 말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비난이 거세다.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 벤치만 지킨 PSG 이강인(왼쪽). 올여름 이탈리아 나폴리 등으로 떠날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PSG 이강인(24)은 결승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팀을 떠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첼시 주장 제임스가  FIFA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상대를 떠나지 않고 정중앙에 계속 서 있었다. 눈치 없는 행동에 첼시 선수들은 당황했지만 그대로 우승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로이터=연합뉴스]
결승전이 열린 이 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유세 중 총격을 당한 지 1년째 되는 날이었다. 결승전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라운드로 내려와 오른손을 치켜들자 환호성과 야유가 동시에 터졌다. 트럼프는 첼시 주장 리스 제임스에게 우승 트로피를 전달한 뒤 시상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버틴 채 사진을 찍었다.

이번 대회는 유럽축구의 휴식기에 한 달 동안 치러져 선수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첼시는 지난해 8월 18일 시작한 2024~25시즌을 329일 만인 이날 끝냈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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