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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마켓 나우] K뷰티 투자, 오프라인 서비스 분야로 확장

중앙일보

2025.07.14 08:10 2025.07.1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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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한국 화장품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약 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무역협회 역시 1~4월 수출액 기준으로 화장품 부문에서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프랑스에 이어 글로벌 2위 수출국으로 올라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화장품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업계 전반적으로 M&A 및 투자 활동도 활발하다. ‘독도 토너’로 잘 알려진 서린컴퍼니와 스킨푸드는 최근 구다이글로벌에 인수되었고, 애경산업의 매각도 흥행 중이다. OEM 제조사인 씨앤씨인터내셔널과 엔코스 역시 사모펀드에 성공적으로 매각되며 투자 열기를 입증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K뷰티 투자 범위가 전통적인 화장품 브랜드·제조·유통 영역을 넘어 서비스 기반 오프라인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준오헤어다. 1982년 강윤선 대표가 창업한 준오헤어는 현재 전국에 약 18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준오·준오뷰티·준오디포·준오아카데미 등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약 3000억원의 매출과 370억원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형 헤어숍 체인점들이 브랜드만 공유하는 전형적인 가맹점 체계로 운영되는 반면, 준오헤어는 철저히 직영점 모델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부 교육기관(아카데미), 화장품 및 미용용품 도소매업 등의 수직 계열화도 이루어 놓은 상태다. 이를 통해 어느 매장에서나 동일한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확고한 프리미엄 위상을 구축했다는 점을 블랙스톤이 눈여겨봤을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글로벌 사모펀드 CLSA가 투자를 검토 중인 정샘물뷰티 역시 주목할 만한 사례다. 2015년 정샘물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설립한 이 회사는 화장품뿐 아니라 ‘정샘물 인스피레이션’이라는 메이크업 및 헤어 살롱 운영을 통해 오프라인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전통적인 화장품 중심의 K뷰티에서 다소 벗어난 확장형 모델인 것이다.

K뷰티가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의료 서비스 등을 직접 경험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간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K뷰티 체험’ 트렌드를 통해 충분히 검증됐다. 다만 사람이 직접 개입하는 특성상 퀄리티 유지가 어렵고, 해외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선 큰 고민거리였다. 이들 투자가 성사되면, K뷰티의 서비스 중심 모델도 투자 매력도를 입증하게 될 것이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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