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에 우회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 전현직 기업 수장 4명에 대해 17일 소환을 통보했다. 소환 대상에는 김 창업자 외에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14일 오정희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집사 게이트 사건 관련 사모펀드에 184억원을 투자한 기관 및 회사의 최고의사결정권자 소환조사를 이번 주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1차로 4개사에 17일 오전 10시에 나오라고 소환을 통보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집사 게이트는 형사사건, 오너리스크에 처한 대기업·금융회사들이 김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48)씨가 대주주였던 IMS모빌리티에 184억원을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이다. 1차 소환 대상으로 지목된 한국증권금융은 50억원, HS효성은 35억원, 카카오모빌리티는 30억원, 키움증권은 10억원을 IMS모빌리티에 투자했다. 해당 기업들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적법한 투자”라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투자금 중 2023년 외주용역비로 집행된 92억원이 김 여사 비자금으로 사용됐는지를 조사 중이다. 또 김씨가 부인 명의 차명회사를 통해 보유한 IMS 구주 매입에 사용된 46억원 역시 자금흐름을 추적 중이다. 김씨가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부인 역시 소재 불명인 것과 관련해 오 특검보는 “지금이라도 즉각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검팀은 별도로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측근인 이기훈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측근인 이응근 전 대표 등 4명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건희 특검 1호 구속영장 청구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진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데도 재건 포럼에 참석해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외부에 알리는 방식으로 주가를 상승시켜 이익을 본 혐의다.
특검팀은 이 회장과 조 전 회장 등이 지난 10일 소환조사에서 “주가조작과 관련 없다” “김 여사는 모른다”는 등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진술해 불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에 이들을 구속한 뒤 김 여사 및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관련 의혹 수사에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