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李정부 1기 내각, 지방선거 경력쌓기용?…출마땐 임기 7개월

중앙일보

2025.07.14 13:00 2025.07.14 16:3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인선이 완료되면서 이들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많다. 국무총리·국무위원(장관) 19명 중 10명(52.6%)이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인 데다, 상당수가 대선 이전부터 자천타천 출마 예상자로 분류돼 왔기 때문이다.

4선의 김민석 국무총리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울 영등포을이 지역구인 그는 재선 의원이던 2002년 서울시장에 도전한 경험이 있다. 부산 유일(부산 북갑·3선)의 민주당 현역 의원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그간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꼽혀 왔다. 이재명 정부가 해수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유리한 조건이다. 김윤덕(전북 전주갑·3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전북지사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지사에 도전했다 경선에서 패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오른쪽)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전직 의원 중에서는 경북 안동에서 3선을 지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의 대구·경북(TK) 지역 역할론이 흘러나온다. 그는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경북지사에 출마한 이력이 있다.

대통령실 참모 중에서도 민주당 의원을 지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김병욱 정무비서관이 각각 충남지사, 강원지사, 성남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장관급) 역시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일명 ‘드루킹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돼 잃었던 경남지사 재선에 도전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당사자들은 일단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 총리는 지난달 24일 인사청문회에서 서울시장 출마설에 관한 질문에 “제 마음도 그리 정했고, 대통령님께도 이 (총리)직이 제 정치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력투구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여론 향배에 따라 의원직을 겸직하는 총리·장관의 지방선거 출마는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전재수 후보자는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장관이 된다면 실질적 성과 내는 데 집중하도록 하겠다”면서도 ‘불출마 선언이냐’(강명구 국민의힘 의원)는 추궁에는 “세상일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여지를 남겼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가운데)이 지난달 17일 오후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김병기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왼쪽)를 예방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우상호 정무수석. 김성룡 기자
공직선거법상 총리·장관을 비롯한 공직자가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가 6월 3일이라 내년 3월 5일이 기점이다. 이 경우 임기는 7개월 정도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현 전남지사)과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비서관(현 민주당 의원)은 전남지사 출마를 위해 임명 8개월 만에 사퇴해 비판을 받았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지방선거 출마 의지가 있는 사람이 총리·장관직을 수행하면 선거를 의식해 포퓰리즘(인기영합적) 정책과 예산을 남발할 수 있다”며 “행정 공백도 불가피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방해할뿐더러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하준호([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