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체리’로 알려진 미국 북서부 체리, 빙하수 먹고 자라 품질 뛰어나 한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 불면 해소, 체지방 줄이는 건강식품 디저트 등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려 알이 단단하고 광택나야 맛도 좋아
작고 동그란 외형,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과즙과 풍미 덕분에 체리는 여름철 대표 과일로 꼽힌다.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체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중에서도 ‘워싱턴체리’로 잘 알려진 미국 북서부 체리는 짧은 출하기간과 높은 당도, 다양한 건강 기능성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체리는 인류가 가장 오래 재배해 온 과일 중 하나로 꼽힌다. 신석기 시대 소아시아(현 터키)에서 시작된 재배는 고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까지 확산됐다. 체리라는 명칭은 체리가 처음 재배된 것으로 알려진 소아시아의 마을 ‘세라수스’에서 유래됐다. 고대 로마에서는 체리를 약으로 활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미국북서부체리협회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체리의 70% 이상은 워싱턴, 오리건, 아이다호, 유타, 몬태나 등 미국 북서부 5개 주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밤낮 기온 차가 커 당도가 높은 과일을 생산하기에 적합하다. 특히 체리나무는 로키산맥과 캐스케이드산맥에서 흘러내린 빙하수를 먹고 자라 품질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 품종은 단단한 과육과 풍부한 과즙, 짙은 붉은색이 특징이 ‘빙’ 체리다. 이 밖에도 높은 당도로 단 맛을 자랑하는 노란색 체리 ‘레이니어’, 가장 먼저 수확되는 ‘쉐란’, 어두운 붉은색의 ‘스키나’와 ‘래핀’, 밝은 붉은색 ‘스위트하트’, 어두운 색의 ‘블랙펄’, 6월에만 생산되는 ‘티톤’ 등 다양한 품종이 있다. 수확 직후 항공편으로 한국에 수송돼 신선도가 유지된다.
체리는 ‘과일의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건강식품으로도 주목받는다. 여러 논문 자료에 따르면 체리 속 케르세틴·안토시아닌·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은 세포 손상을 막고 혈액을 맑게 해주며 노화를 예방한다. 체리 100g당 최대 약 300mg의 안토시아닌이 들어 있어 소염, 살균,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특히 여름철에는 천연 멜라토닌 함량이 높아 열대야로 인한 불면 해소에도 효과적이며, 칼륨이 풍부해 땀을 많이 흘린 날 체내 수분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체리 한 컵(약 20개)의 열량은 90칼로리로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미국북서부체리협회는 체리에 7가지 주요 효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 체리는 당뇨 예방에 효과적이다. 혈당지수(GI)가 22로 포도(46), 복숭아(42), 자두(39)보다 낮아 당뇨 환자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체리의 식물성 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둘째,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준다. 미시간 심혈관센터 연구에 따르면 고지방 식단을 섭취한 쥐에게 체리 파우더를 투여한 결과, 체중이 줄고 체지방이 감소했다.
셋째, 알츠하이머를 예방한다. 체리의 안토시아닌은 풍부한 산화방지제로 뇌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기억능력을 활성화하는 기능을 한다. 넷째는 항염 작용이다. 류마티스학회(ACR)의 관절염&류마티즘 저널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리를 섭취한 통풍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통풍위험이 35% 낮았다. 다섯째, 체리 주스를 마신 운동선수들이 경기 후 통증을 덜 느꼈다는 연구 결과(오리건 헬스 앤드 사이언스 대학교)도 있다.
여섯째는 심장 질환 예방 효과다. 케르세틴과 안토시아닌은 혈액 내 중금속이나 유해물질 제거에 도움이 되며, 나쁜 콜레스테롤(LDL)의 산화를 억제한다. 일곱째, 체리에 함유된 페릴릴 알코올은 종양 억제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2004년 영동 세브란스 병원 비뇨기과 연구결과에서도 페릴릴 알코올은 전립선암 환자의 암세포 성장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리를 맛있게 즐기려면 알이 단단하고 광택이 나고 꼭지가 선명한 녹색을 고르는 것이 좋다. 씻지 않은 상태로 냉장 보관하고, 먹기 직전 가볍게 헹궈 섭취하는 것이 신선함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생으로 즐기는 것 외에도 샐러드, 디저트, 빙수, 음료, 초콜릿 등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려 프리미엄 디저트나 애피타이저로 활용하기 좋다. 수확기가 지난 체리는 씨를 제거한 뒤 냉동 보관해 일 년 내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미국 북서부 체리는 전국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마트와 백화점, 온라인몰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하 기간은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로, 짧은 제철을 놓치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