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황희찬(29, 울버햄튼)의 이름이 잉글랜드 2부리그 챔피언십 소속 버밍엄 시티 이적설과 함께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실적 가능성은 낮지만, 구단 내부적으로는 진지한 관심이 감지되고 있다.
영국 지역지 '버밍엄 메일'은 14일(한국시간) "버밍엄 시티가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내내 황희찬과 연결돼왔다"라면서 "그의 영입이 이상적이라는 시선은 있지만, 현실적인 장벽도 명확하다"라고 보도했다.
황희찬은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9경기 15개의 공격포인트(11골 4도움)를 기록하며 울버햄프턴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과 2024-2025시즌 프리시즌을 지나며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새로 부임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체제에서는 다른 공격 자원들이 더 중용받고 있으며, 황희찬은 이적을 고려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보도에 따르면, 황희찬은 내년 열릴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 승선을 위해 이번 시즌 꾸준한 출전 기회를 확보하고자 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그 보장을 받지 못한다면, 강등을 감수하고서라도 2부 리그로의 이적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버밍엄 시티가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버밍엄은 최근 몇 년간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을 확대해 왔으며, 백승호와 이명재, 일본인 선수 5명을 잇달아 영입하며 동아시아권 선수단 구성을 강화해왔다. 특히 크리스 데이비스 신임 감독은 백승호에 대한 신뢰가 깊어, 대표팀 동료인 황희찬의 합류 가능성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황희찬은 중앙 스트라이커, 세컨드 스트라이커, 측면 공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높은 슈팅 성공률을 자랑한다. 현재 버밍엄은 이러한 유형의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황희찬이 적임자로 분류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실적인 조건이다. 황희찬은 지난해 12월 울버햄튼과 5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마르세유가 2,100만 파운드(약 389억 원)를 제안할 만큼 높은 시장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주급 또한 프리미어리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버밍엄 메일은 "황희찬의 현재 조건은 버밍엄의 임금 구조를 넘어선다. 도일의 임대는 가능했지만 황희찬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버밍엄은 올여름 7명의 선수를 영입하며 적지 않은 투자를 이미 단행했다. 현재는 선수 영입보다는 스쿼드 정리에 집중하는 국면이다. 요코야마 아유무와 매니 롱겔로를 포함해, 피콕-패럴, 산더슨, 타일러 로버츠 등이 방출 대상에 올라있으며, 브라이트 오사이-사무엘과 드마레이 그레이의 영입으로 알폰스 삼프스테드와 에밀 한손 역시 입지가 위태롭다.
결국 황희찬의 버밍엄행은 '이상적이지만 비현실적인 그림'에 가깝다. 구단 내부에서는 그를 필요로 하지만, 금전적 제약이 협상의 시작조차 어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황희찬이 월드컵을 위해 결단을 내릴 경우, 예상치 못한 전개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