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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드론과 반도체·태양광 소재 안보위협 조사…中에 또 관세?

중앙일보

2025.07.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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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상무부가 무인기(드론)와 반도체·태양광 패널 주요 소재인 폴리실리콘 수입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해당 품목들은 중국산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조사 이후 관세가 부과됐던 전례에 따라 향후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관세 항목이 생겨날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14일(현지시간) 연방 관보 홈페이지에 오는 16일 관보에 정식 게재할 내용을 예고한 2건의 문건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상부무는 지난 1일부터 드론 및 부품, 그리고 폴리실리콘 및 파생상품의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상무부 문건엔 드론과 폴리실리콘 등의 미국 내 생산량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지, 외국 공급망의 영향 정도, 외국이 수출통제에 나설 가능성, 관세 또는 쿼터의 필요성 등에 대해 미국 내 당사자들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조치의 근거가 되는 법령은 무역확장법 232조다. 해당 조항은 특정 품목의 수입품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 3월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6월에는 50%로 올렸다. 이 밖에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는 25% 관세를 매겼고, 8월부터는 구리에 50%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안보 위협 조사가 사실상 관세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미국 노스다코타주 히커리에서 한 농부가 자신의 농장에서 중국 드론업체 DJI의 드론을 이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에 조사 대상이 된 두 품목 모두 타깃은 중국이다. 드론의 경우 전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 기업 DJI가 세계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도 DJI 드론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폴리실리콘도 2023년 기준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와 자국 기업 보호, 공급망 안정성 등을 이유로 중국산 드론 규제를 강화해 왔다. 지난해 12월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은 DJI와 또 다른 중국 드론업체 오텔의 새 제품 판매를 금지할 수 있는 법안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산 드론에 대한 의존을 축소하고 미국 드론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국제무인운송시스템협회(AUVSI)는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시장 가격보다 낮게 덤핑된 적대국 제조 시스템에 의존하는 건 미국 드론 산업 기반의 안전한 성장을 저해한다”며 상무부의 이번 조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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