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설종진 감독대행이 후반기 운영 청사진을 밝혔다.
설종진 감독대행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팀 훈련 인터뷰에서 “부담감도 많이 들고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 14일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에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감독, 단장, 수석코치를 모두 경질하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후반기 감독은 설종진 2군 감독이 감독대행을 맡고 단장에는 허승필 운영팀장이 취임했다. 수석코치는 남은 시즌 공석으로 치를 예정이다.
설종진 대행은 “엊그제 홍원기 감독님과 잠깐 통화를 했다.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도 있으니까 잘 추스려서 시즌 마지막까지 잘 치러주기를 바란다고 하셨다”면서 “이번 변화는 결국 성적 부진 때문이다. 전반기를 승률 3할 정도로 마쳤는데 남은 경기에서 4할에서 5할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전도 필요하고 희생정신도 필요하니까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 설종진 감독대행. /OSEN DB
팀 훈련에 앞서 선수단 미팅을 진행한 설종진 대행은 “내가 뒤에서 봤을 때는 팀 성적이 안 좋으니까 선수들 분위기가 다운된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가져야 할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은 것 같다. 후반기에는 절실함을 느끼고 구단과 팬들을 위해 한 번 열심히 뛰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키움의 전반기 부진에 대해 설종진 감독은 “외국인선수나 선발 로테이션 문제도 있겠지만 작전 야구, 뛰는 야구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가 홈런을 월등하게 많이 치는 팀도 아니다. 기록상으로 보면 출루율이 리그에서 가장 낮다. 그리고 득점권 타율도 최하위다. 살아나가지 못하고 살아나가도 점수를 내지 못했다”고 원인을 진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해보자는 것”이라며 작전 야구와 뛰는 야구를 언급한 이유를 밝힌 설종진 대행은 “우리가 도루 성공률이 80% 정도 되는데 사실 많이 뛰지 않아서 그렇다. 그러니까 더 뛸 수 있다면 많이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경기 초반부터 번트 사인이 나가거나 런앤히트 등 작전 사인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 히어로즈 설종진 감독대행. /OSEN DB
후반기 1군 엔트리 구성에 대해 설종진 대행은 “엔트리는 한 두 명 바뀔 수도 있지만 주축선수들은 아마 그대로 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하겠지만 처음부터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이 먼저다”라고 힘주어 말한 설종진 대행은 “져도 창피하게 지지는 말자.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고 지자고 생각한다. 절실하게 한 번 해보고 싶다. 내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선수들이 너무 지는 것에 젖어버리면 포기할 수도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설종진 감독은 마지막으로 “한 번 지켜봐 달라. 내일 당장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전반기보다는 더 많이 뛰고 작전도 많이 하는 작은 변화는 있을 것이다”라며 후반기 반등을 다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