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이 담긴 방위백서를 어린이용으로 만들어 일본 초등학교에 처음으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15일 NBC나가사키 방송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전국 2400여 곳의 초등학교에 어린이용 방위백서 약 6100권을 송부하고 나섰다. 지난 5월 하순부터 나가사키(長崎)를 포함한 규슈 지역 초등학교에 전달되고 있는 방위백서엔 일본 정부가 2005년부터 방위백서에 담고 있는 독도 주장이 지도 형태로 담겨있다. 직접 독도에 대해 “일본 고유 영토”라고 기재하진 않았지만, 독도를 일본이 주장하는 명칭인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하고, 동해를 일본해로 적은 내용이 반영됐다.
방위성은 2021년부터 어린이용 방위백서를 만들어 인터넷상으로 공개해왔는데, 직접 학교로 전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학교에 전달된 어린이용 방위백서에는 크게 3개 주제가 담겼다. ‘왜 자위대가 필요하지?’라는 항목에선 ‘전쟁 억지’를 위한 자위대 역할이 강조됐다. 일례로 방위성은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가 침략당한 이유로 “방위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들었다고 한다. ‘일본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나’란 부분에선 중국과 북한, 러시아 3개국이 언급됐다. 방위성은 이 지역의 군사 우려를 설명하면서 “일본이 위치한 지역은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어떻게 할 것인가’로 된 분야에선 최근 일본이 국가안보전략을 담은 안보 관련 3개 문서에 명시한 ‘반격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이 담겼다. 방위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미사일 등을 그림으로 설명해두기도 했다.
어린이용 방위백서를 전달받은 나카사키시 초등학교 중 일부는 ‘특정 국가’에 대한 언급이 있는 점을 들어 교무실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나라에 뿌리를 둔 학생들이 있는 만큼 학생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나가사키시 교육당국의 결정에 따른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무라 게이코(中村桂子) 나가사키대 핵무기폐기연구센터 준교수는 나가사키방송에 “이 책자만으로는 아이들이 ‘일본의 안전은 군사력만으로 지켜질 수 있다’는 단면적 견해에 빠져버릴 위험성이 있다”며 “다각적·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훈련이 불충분한 초등학생들에게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이날 오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참석한 각의(국무회의)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이 담긴 2025년 판 방위백서를 보고했다. 이시바 정권이 집권한 이래 방위백서가 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은 2005년부터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며 영토 주장을 방위백서에 싣고 있다.
일본은 일본 열도 주변의 안전보장 상황을 그린 지도에서 독도를 둘러싼 영토 문제를 대만 문제, 중국의 활발한 해양 진출 문제와 함께 표기했다. “우리나라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 지칭) 및 다케시마 영토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채 존재하고 있다”는 설명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