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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뒤치락 투르 드 프랑스…구간마다 '색' 다르네

중앙일보

2025.07.14 23:07 2025.07.1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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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투르 드 프랑스 2025' 열 번째 날, 에네자~르몽도르 퓌 드 상시 구간에서 타데이 포가차르(왼쪽)가 열로 저지를 입고 달리고 있다. 옐로 저지는 전날까지 종합 성적 1위를 뜻한다. AFP=연합뉴스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대회 투르 드 프랑스 2025의 ‘옐로 저지’ 주인공이 날마다 바뀌고 있다. 종합성적 1위를 달리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챔피언 타이틀로 프랑스어로 ‘마요 존(Maillot Jaune)’이라 부른다.

드라마틱한 역전은 프랑스혁명 기념일(바스티유 데이)인 14일, 첫 번째 산악 코스에 돌입한 10구간(stage)에 일어났다. 9구간까지 선두는 2020년 이후 세 번(2020·2021·2024)의 우승을 차지한 타데이 포가차르(27 ·슬로베니아). 평지와 산악에서 모두 강점을 가진 세계랭킹 1위 선수다.

그러나 에네자에서 르몽도르 퓌 드 상시까지 중산간지대 165㎞ 우승자는 영국의 사이먼 예이츠(33)였다. 그 뒤로 티멘 아렌스만(26·네덜란드)과 벤 힐리(25·아일랜드)가 각각 9초, 31초 차로 골인했다. 우승을 다투는 포가차르와 요나스 빙에고르(29·덴마크)는 4분51초 뒤진 채 나란히 들어왔다. 빙에고르는 2022·2023년 연속 우승자다.

이날 레이스는 고도 약 300m 지점을 출발해 1500m까지 7~8개의 고개를 지그재그로 넘는 코스. 투르 드 프랑스는 순간 최고 시속이 100㎞/h에 육박하지만, 이 구간은 30㎞/h대에 머무를 정도로 험난하다. 이런 구간에선 펀처(Puncher) 스타일이 유리하다. 단거리와 중거리 업힐에서 폭발적인 힘을 내는 유형으로 10구간에서 포가차르를 따돌리고 옐로 저지를 탈환한 힐리가 대표적이다.
14일 투르 드 프랑스에서 종합성적 1위를 차지해 포가차르에게서 '열로 저지'를 탈환한 벤 힐리. AFP=연합뉴스
전날까지 종합성적에서 포가차르에 3분55초 뒤진 11위로 출발한 힐리는 일찌감치 펠로톤(메인 그룹)에서 치고 나와 브레이크어웨이(앞서나가는 선두그룹)를 형성했다. 그리고 마지막 업힐이 시작되기 전 다시 한번 치고 나왔다. 그는 “미칠 정도로 힘들었지만, 옐로 저지를 차지할 기회가 자주 오는 건 아니다. 두손으로 잡아야 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날 승리로 힐리는 1987년 스티븐 로슈 이후 38년 만에 투르 드 프랑스에서 옐로 저지를 차지한 아일랜드 선수가 됐다.

지난 5일 릴에서 시작한 투르 드 프랑스는 오는 27일 파리 샹젤리제까지 21구간에 걸쳐 총 3338㎞를 달린다. 평지를 질주하는 스트린트 구간, 알프스 산맥을 넘는 산악 코스 등 각각 변화무쌍한 레이스가 이어진다. 투르 드 프랑스에서 구간 우승만 해도 큰 영광으로 치는 이유다.
2020년 이후 투르 드 프랑스를 양분한 타데이 포가차르(왼쪽)와 요나스 빙에고르가 이번 대회 10구간 피니시 지점을 나란히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주최 측은 선수 간 경쟁과 보는 재미를 위해 각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를 저지 색깔로 구분한다. 종합순위(GC) 1위 선수는 옐로우 저지, 스트린트 구간에서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한 선수는 그린 저지를 입고 달린다. 그래서 옐로우 저지는 다른 선수들의 타깃이 되기도 한다. 피드에서 물병을 집어 들려고 할 때 상대팀 선수가 갑자기 치고 나와 방해하는 경우 등이다. 이번 대회 옐로 저지는 6구간까지 포가차르와 마티유 반 더 폴(35·벨기에)이 주고받다가 7~9구간에선 포가차르가 입었다. 산악 구간에서 특별한 퍼포먼스를 보인 선수에겐 산악왕(king of mountain, KOM)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빨간색 폴카 도트(물방울 모양) 저지가 주어진다. 10구간까지 산악왕은 레니 마리티네즈(22·프랑스)가 보유하고 있다.

레이스는 하루 휴식을 가진 뒤 툴루즈에서 11구간에 돌입한다. 선두를 달리는 힐리를 포가차르(2위)와 벵에고르(4위), 그리고 지난해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렘코 에베네폴(25·벨기에, 3위)이 쫓는 형국이다.

김영주 기자 [email protected]



김영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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