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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명운' 건 참의원 선거…"과반 달성 못할 듯"

중앙일보

2025.07.1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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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정권이 위기에 놓였다. 오는 20일 치러지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조사가 잇따라 나오면서다. 지난해 중의원(하원) 선거에 이어 최근 도쿄도의원 선거까지 대패한 상황에서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마저 참패를 면치 못한다면 ‘이시바 끌어내리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오는 20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 지원에 나선 이시바 총리가 지난 14일 아오모리현을 방문해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출처 이시바 시게루 총리 X
아사히신문은 15일 이시바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자민당+공명당)이 이번 선거에서 과반 의석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선거전 초반과 다르게 중반을 넘어서면서 자민당 열세가 두드러진 데다, ‘일본인 퍼스트’를 내건 우익 성향의 참정당이 약진하면서 여당 자리를 위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임기 6년의 참의원(총 248명)을 3년에 한 번꼴로 절반을 교체한다. 이 때문에 참의원 선거는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참의원 절반인 124석에 지난해 도쿄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참의원직을 내려놨던 렌호(蓮舫) 전 의원의 의석 1개가 추가되면서 이번 선거에선 총 125명을 선출한다. 이시바 총리의 목표는 125석. 투표 대상이 아닌 의석(75석)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에서 50석 이상을 확보해야 과반을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아사히 조사(13~14일)에서 자민당은 27~39석을, 공명당은 6~12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적게는 33석, 많아야 51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민심이반이 두드러진 곳은 1명을 선출하는 1인 지역구였다. 선거전 초반만 하더라도 32개 1인 지역구 가운데서 자민당은 12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현재는 4곳으로 줄었다. 대신 접전지역(11곳→17곳)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은 ‘우군’ 공명당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사히는 공명당에 대해 “한걸음 리드하고 있는 도쿄를 제외하고, 효고 및 후쿠오카 등 후보자를 세운 모든 선거구에서 접전이나 혼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례 대표(50명)를 감안해도 자민당은 34석 전후, 공명당이 9석 전후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지난 3일 일본 도쿄에 설치된 선거 게시판에 후보자들의 선거 포스터가 붙어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표심을 흔들고 있는 곳은 참정당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은 비례를 포함해 8석 안팎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세워진 이 당은 가미야 소헤이(神谷宗幣·47·참의원) 대표가 이끌고 있다. 중의원 3석과 참의원 2석을 보유한 소수 정당이지만 최근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약진하며 일본 정치판을 흔들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반(反)외국인 정책이다. 외국인의 토지 구매 제한, 단순 외국인 노동자 수용 규제, 영주권 취득 요권 강화를 내거는 등 배타적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예상 의석 22~31석), 국민민주당(12~21석)에 비해 의석수는 적지만 자민당 텃밭인 보수층 표심을 가져가면서 아사히는 참정당이 기존보다 크게 세력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시라토리 히로시(白鳥浩) 호세이(法政)대 대학원 교수(정치학)는 “이번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가 목표로 한 과반의석 달성에 실패할 경우 ‘이시바 끌어내리기’와 같은 이시바 총리 책임론이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의원 선거와 도쿄도의회 선거, 참의원 선거에 이르는 참패 책임을 지고 이시바 총리가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언급했다. 시라토리 교수는 다만 ‘포스트 이시바’를 찾기 어려운 점, 이미 연립여당이 소수 여당으로 전락해 정권 운영이 쉽지 않은 점을 들어 자민당이 ‘새로운 연립’에 나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입헌민주당은 물론 국민민주당과의 연립 가능성도 시나리오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자민당이 정권 운영 안정을 위해 연립을 늘린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인정하느냐의 문제가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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