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된 극한 기후…'재난 채권' 판매액 사상 최대
산불·태풍·홍수 등의 손실 분담하는 재난 채권
올해 25조원어치 팔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지구촌이 온난화에 따른 극한 기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산불·태풍 같은 자연재해에 대비한 일명 '재난 채권'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데이터 제공업체 아테미스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행된 재난 채권이 181억달러(약 25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인 지난해 연간 재난 채권 판매액 177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보험사들이 발행하는 재난 채권은 산불이나 태풍, 지진, 홍수, 폭염 같은 재해에 따른 손실액을 부담하는 일종의 재보험 상품이다. 투자자들은 보험사 등으로부터 국채 같은 전통적인 고정 수입 상품보다 더 높은 수익을 받지만 실제 재난이 터지면 손실을 보게 된다.
재난 채권 판매의 증가는 극한 기후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 텍사스와 중국에서는 최근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큰 피해가 났고, 유럽에서는 폭염이 꼬리를 물면서 산불로 이어졌다.
이런 재난이 뉴노멀이 되면서 2020년대 들어 보험사들이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지급한 금액은 연간 1천억달러(약 138조원)를 넘어섰다.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최근 이 손해액이 정점에 달할 때는 연간 최대 3천억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투자은행 겸 자문사 에이온증권의 리처드 페네이 최고경영자(CEO)는 "보험사들은 증가하는 위험을 전가할 방안들을 찾아낼 수밖에 없다"며 "이를 재난 채권 시장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 채권은 투자자들로서는 시장 변동성이 극심한 시기에 투자를 다변화할 수 있는 방편이다.
또 보험기술 업체 데카트 언더라이팅의 통기 투푸 CEO는 재난 채권은 수익이 좋았다며 이는 부분적으로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헬렌이나 밀턴으로 인한 손실이 최소 수준이거나 아예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경우는 그보다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나 미국의 대형 지진처럼 극단적인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라고 투푸 CEO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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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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