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활약 중인 선발투수 메릴 켈리(37·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주목 받는 영입 카드로 떠올랐다.
켈리는 전반기를 8승5패 평균자책점 3.34로 마쳤다. 지난 14일 로스앤젤레스(LA) 에인절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5이닝 1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5-1 승리를 이끌며 팀의 3연패를 끊어냈다. 에인절스 선발진을 통틀어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켈리가 유일하다.
한국 팬들에게 켈리는 KBO리그를 찍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역수출 신화’의 대표주자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 유니폼을 입고 프로야구 무대를 누볐다. 통산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잘 던졌고, 빅 리그 스카우트의 레이더망에 포착돼 2018시즌 이후 애리조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빅 리그에서도 켈리의 질주는 이어졌다. 지난해까지 애리조나에서 6시즌 간 머물며 53승44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하며 선발투수진에 안착했다. 특히나 애리조나가 시즌 개막에 앞서 에이스로 점찍고 6년간 총액 2억1000만 달러(2900억원)를 보장하며 데려온 코빈 번스가 지난달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켈리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켈리를 두고 벌써부터 MLB 구단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스포팅 뉴스는 15일 “보스턴 레드삭스가 트레이드 마감 시간 이전에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에이스 개럿 크로셰와 원투펀치를 이룰 수준급 선발투수를 찾는 중”이라면서 “애리조나의 메릴 켈리도 보스턴의 영입 타깃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다만 애리조나가 이번 여름에 켈리를 순순히 놔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디애슬레틱은 “애리조나 투수진에 부상자가 너무 많다”면서 “남은 시즌을 제대로 치르려면 마운드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서 투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