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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0년 국채 금리, 17년 만에 최고…"채권자경단 마침내 일본 주목"

중앙일보

2025.07.15 02:03 2025.07.15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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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가나가와현 한 공원 앞에서 참의원 선거 게시판에 입후보자들의 사진이 붙어 있다. 중앙포토.
일본의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재정확대 우려에 17년여 만에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투매로 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채권 자경단’ 무대가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5일 일본 채권시장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연 1.595%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말(연 1.081%)보다 0.514%포인트 뛰면서다.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 이후 16년 9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은 하락한다. 이날 10년물 국채뿐 아니라 초장기 국채 금리가 줄줄이 솟구쳤다. 30년물 금리는 한때 역대 최고인 3.2%까지 치솟았다. 20년물 금리는 장중 1999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연 2.65%를 기록했다.

일본 장기 국채금리가 튀어오른 것은 오는 20일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의 패배가 예상되면서다. 경쟁 야당은 소비세 감세 등 포퓰리즘 공약을 적극 내세운다. 이시바 내각이 흔들리면서 정부 지출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일본 증시분석 업체 어시메트릭 어드바이저스의 아미르 안바르자데 연구원은 “일본 부채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50%에 달하는데 정치인들은 권력 유지를 위해 감세를 논의하고 있다”며 “(국채) 금리 급등에 채권 자경단이 마침내 일본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증권의 오츠카 타카히로 채권 전문가도 “수요 우려와 유동성 감소로 인해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1.6% 수준에서 상승세를 멈출 것이라고 확신하긴 어렵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일본을 비롯해 미국 등 주요 국가가 빚을 감당할 능력을 넘어 지출을 늘리고 있다는 우려가 세계 채권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조지 보리 연구원은 “장기물 국채 금리가 세계적인 재정 지출 과잉의 출구 밸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일본과 미국, 독일의 재정확대 기조가 국채값 하락 우려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염지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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