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거래국에 고율관세 경고…사실상 '전쟁 자금줄' 원유 겨냥
수급차질 위험에도 시장 잠잠…"중동산 등으로 공백 메울 수는 있어"
트럼프 대러 2차관세 위협…중국·인도, 헐값원유 재미보다 긴장
러 거래국에 고율관세 경고…사실상 '전쟁 자금줄' 원유 겨냥
수급차질 위험에도 시장 잠잠…"중동산 등으로 공백 메울 수는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도 고율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제기함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 최대 수입국인 인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50일 이내에 종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도 이에 상응하는 2차 관세(제3자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조치는 사실상 러시아산 원유를 사는 국가에 대한 제재라고 매슈 휘태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원유 수출로 충당하고 있다.
휘태커 대사는 제3자 제재가 이뤄질 국가로 러시아와 교역이 활발한 인도와 중국을 언급했다.
인도는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떠올랐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올해 인도의 전체 수입 원유 중 3분의 1 이상이 러시아산이다.
러시아의 침공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비중이 1%에도 못 미쳤다.
지난 6월 러시아산 원유의 인도 수출량은 하루 210만배럴로, 작년 5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증가했다. 이 기간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도 하루 100만배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침공의 책임을 물어 부과한 제재 때문에 판로가 막힌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수입하는 이익을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경고에 따라 인도와 중국의 원유 수급이 차질을 빚을 리스크가 발생했지만 시장 반응은 무덤덤했다.
국제유가의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 14일 전장 대비 2% 가까이 하락하며 7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원유 공급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시장 우려가 크지 않음을 시사한다. 중동과 아프리카산 원유가 러시아산 수급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산 원유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인도와 중국은 더 높은 가격에 원유를 조달해야 할 전망이다.
인도 상공부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러시아산 원유 대비 사우디아라비아산은 배럴당 5달러 비쌌고, 이라크산 원유 가격은 약 50센트 비쌌다.
에너지 정보업체 라이스타드의 무케시 사데브 상품시장 부문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상황이 악화해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전혀 살 수 없게 되면,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로부터 대체 공급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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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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