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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을 "이 시점에 북한을 우리 주적이라고 표현하기 애매"

중앙일보

2025.07.15 06:39 2025.07.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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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지금 이 시점에서 (북한을) 주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참 애매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우리 주적이냐는 질문에 “남북 평화체제로 나가야 할 이 시점에 굳이 20∼30년 전 용어를 다시 쓸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북한이 무력을 쓰면 즉시 응징하되, 우리에 대해 험한 말을 한다고 해서 맞대응하고 말로써 긴장을 고조시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도 했으나 야당의 비판이 커지자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권 후보자는 또 “시대에 맞게 모든 독립유공자 자손이 혜택을 보도록 해야 한다”며 “사회주의 계열에 계셨던 분들이 유공에서 많이 제외돼 있는데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면 당연히 수훈을 하고 경제적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역사 왜곡 논란 속 작년에 취임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해서는 “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일단 만나보겠다”며 “(임명 과정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무직은 임명권자가 바뀌면 재신임 절차를 모두 다 거쳐야 한다는 게 평소 생각”이라며 “아직 입법이 안 됐지만 그런 방향으로 해야 ‘알박기’ 등 시비가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다만 김 관장의 해임을 건의하겠느냐는 물음에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문제가) 맞다면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조치를 하지만, 조금은 신중하게 진행해야 맞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작년 8월 취임한 김 관장은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는 등 입장으로 광복회로부터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권 후보자는 과거 SNS에 올린 글들이 성인지 감수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 “왜 그런 부적절한 단어를 썼을까,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많이 느꼈다”며 사과했다.

투표를 독려하면서 여성의 첫 성관계를 묘사한 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캐디 성추행 건과 관련해 박 전 의장을 옹호한 글, ‘솔로대첩’ 행사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부적절한 신조어를 사용한 글 등이 청문회에서 거론되며 문제시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으며 질타에 나섰다. 이양수 의원은 권 후보자가 한나라당 출신이면서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점을 문제 삼으며 “시쳇말로 꿀 발린 데만 찾아 꿀 빠는 인생이란 비아냥도 나온다”고 말했다. 추경호 의원은 “권 후보자는 보훈 경력이 하나도 없다. 보훈부가 보은부가 됐다”고 주장했다. 김상훈 의원은 “걸어온 정치적 궤적을 보니까 굉장히 민망할 정도로 ‘철새’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고 했다.

한편, 권 후보자는 보훈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전과 월남전 참전용사 사망 시 배우자에게 참전수당 등 소득 승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환자 유공 인정, 효창공원의 국립공원 승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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