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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휴전 안하면 100% 관세” 트럼프, 푸틴 대신 유럽 손잡다

중앙일보

2025.07.15 08:41 2025.07.1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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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왼쪽)과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대신 유럽과 손을 잡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다. 평화 협정을 회피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피로감과 미국 내 여론 압박 속에 친러 외교 노선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백악관에서 회담하며 미국산 무기를 나토에 판매하고, 나토가 이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50일 내로 휴전 합의에 이르지 않으면 “(러시아에) 매우 혹독한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러시아 및 교역국에 100% 관세율 부과를 경고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장거리 무기를 제공하면 러시아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타격할 수 있겠냐”고 묻기도 했다. 이들 지역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물론이다. 무기만 주면 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질책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에 비판적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중재 외교의 급변”이라고 평가했다.

변화의 배경엔 밀접한 관계를 이어오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해온 휴전 및 평화 협정 체결이 푸틴 대통령의 반발로 진척이 없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뤼터 총장과의 회담 전 내각에 “푸틴에게서 헛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고 NYT가 전했다.

대신 유럽을 통한 간접 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미국의 부담은 줄일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은) 바이든의 전쟁, 민주당의 전쟁이지 공화당·트럼프의 전쟁이 아니다”며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매우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대통령의 발언 중 일부는 푸틴 대통령과 직접 관련 있다”며 “필요하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논평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 입장이나 러시아 및 교역국에 대한 2차 관세 경고에 대해선 “전쟁 지속의 신호”라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타스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을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는 정치적, 외교적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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