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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본촌산단 지하수서 1급 발암물질…수년째 알고도 방치했다

중앙일보

2025.07.15 09:05 2025.07.1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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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촌산단 지하수 오염 분포도. 본촌산단 지하수토양오염 실태조사 보고서=연합뉴스

광주 하남산단에 이어 본촌산단에서도 지하수 오염을 수년째 방치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구는 2019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본촌산단 일대에서 지하수·토양 오염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광주시가 2019년 지하수 관리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본촌산단 일부 지점에서 오염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돼 이뤄진 것이었다.

조사 결과 총 43개 지점 중 14곳에서 TCE(트라이클로로에틸렌) 항목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옛 로케트건전지 부지에서는 공업용 수질 기준치의 9배, 호남샤니 부지에서는 11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가 검출됐다.

다른 발암물질인 PCE(테트라클로로에틸렌)는 모든 지점에서 기준치 미만으로 나타났으며, 토양 시료 채취 결과에서도 오염물질은 기준치 아래거나 불검출됐다.

TCE는 금속공업 부품 세정제나 접착제 첨가제, 농약 등에 사용되는 1급 발암물질이다.

북구는 이 같은 오염이 본촌산단이 조성된 이후 관련 법령이 마련되기 전인 1980~1990년대에 사용된 TCE, PCE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사 보고서에는 양수 처리 공법을 적용해 오염 지하수를 정화하고 오염 확산을 차단하는 대책이 제시됐으며 이를 위한 사업비로 약 54억원이 산정됐다.

그러나 북구는 2022년 본촌산단 하류에 수질 변동을 감지하는 보조관측망 1대를 추가 설치하는 것 외에는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올해 환경부가 추진하는 ‘토양·지하수 환경조사’ 사업 대상지에 본촌산단이 포함돼 연말에 나오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시 대책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북구 관계자는 “지하수 오염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과 연계해 사업비 확보를 시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의 안전과 환경 보호를 위해 조속히 정화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지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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