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36)는 2019년 7월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에서 벌어진 디 오픈 챔피언십 1라운드 첫 홀에서 OB를 냈다. 자신의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이고, 아일랜드에서 열린 첫 메이저대회이기 때문에 매킬로이의 우승에 대한 의지가 컸다.
16세때 61타를 친 코스이기도 해서 매킬로이는 최고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그는 첫 티샷 OB를 냈고, 다시 친 세 번째 샷은 깊은 러프에 들어가면서 쿼드러플 보기를 했다. 그때 그는 “나를 때려 주고 싶다”라고도 했다.
매킬로이는 6년 만에 다시 포트러시로 돌아왔다. 14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2019년 1라운드 열렬한 박수갈채를 듣고 이 사람들이 내가 정말 우승하기를 원한다는 생각에 약간 당황했다. 그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실망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이를 만회하려 애썼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1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면서 8오버파 공동 150위로 처졌다. 2라운드 매킬로이는 코스레코드인 65타를 기록했지만 한 타가 부족해 컷 탈락했다.
그는 “2라운드 컷통과를 위해 질주하던 14번 홀 6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친 후의 관중들의 함성은 생생하게 기억한다. 날이 어두워지고 흐렸는데, 왠지 모르게 그 샷과 관중들의 함성, 그리고 그린에 올라가서 기립 박수를 받았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컷통과해서 이틀만 더 여기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번 주에는 그 생각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그 때 OB가 나지 않았다면 지난 6년간 매킬로이는 조금 더 행복했을 것이다. 억울한 측면이 있다. 2019년 그의 발목을 잡은 OB 말뚝은 논란의 대상이다. OB 말뚝은 골프장과 골프장 바깥을 구분하는 경계다. 축구장의 사이드라인, 엔드라인 같은 것이다. 특이하게도 로열 포트러시 1번 홀 왼쪽은 코스인데도 OB 말뚝이 있다.
과거 이 골프장 1번 홀 왼쪽은 사유지였다고 한다. 골프장 땅이 아니므로 OB 말뚝을 박아야 했다. 그러나 오래전 클럽이 땅을 샀기 때문에 지금은 골프장이고 OB 말뚝이 있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클럽은 전통을 지키고 있다. 디 오픈도 이를 존중해 1번 홀 양쪽 모두를 OB 구역으로 정했다. 북아일랜드 최고 클럽의 전통에 북아일랜드의 최고 스타 매킬로이가 당했다.
매킬로이는 “2019년 1라운드 기억은 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그에게는 악몽이라는 의미다.
‘챔피언 골퍼 오브 더 이어’를 결정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은 17일 개막한다. 올해도 로열 포트러시 1번홀 왼쪽에 OB 말뚝은 단단히 꽂혀 있다. 홈 코스의 부담감 때문인지 스포츠 도박사들은 매킬로이를 스코티 셰플러에 의해 우승 후보 2순위로 꼽았다.
최경주는 지난해 시니어 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이 대회에 나왔다. 그의 PGA 투어 통산 499번째 대회다. 이외에도 PGA 투어에서 뛰는 안병훈·김시우·임성재·김주형이 출전한다. 일본 투어에서 활약하는 송영한도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