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특급호텔에서는 여름 디저트 전쟁이 한창이다. 중심에 있는 건 단연 ‘애망빙(애플망고 빙수)’이다. 한 그릇에 10만원을 웃돌지만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애망빙의 자리를 노리는 차세대 여름 디저트 경쟁도 치열하다. 맛은 기본, 독창적인 모양과 콘셉트를 내세운 메뉴가 호텔마다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의외의 가성비 상품도 있다.
애망빙의 원조 서울신라호텔은 올여름 트러플 아이스크림(6만원)을 신규 메뉴로 내놨다. 트러플 모양의 초콜릿 속을 쌀 아이스크림으로 채웠는데, 호텔에서 직접 도정한 ‘김포금쌀’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마시는 황금’이라 불리는 ‘샤또디켐’ 와인으로 만든 젤리, 쿠키 크럼블과 허브 등으로 아이스크림 주변을 꾸민 것도 이색적이다. 외관만 보면 땅속에서 자라는 블랙 트러플처럼 생겼다. 실제 블랙 트러플을 테이블에서 직접 갈아 올려주는 퍼포먼스 덕분에 젊은 층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신라호텔 측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며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주말엔 오후 2시 전에 조기 품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JW 메리어트 제주의 ‘더 라운지’에서는 ‘제주 애플망고 파르페(4만8000원)’가 애플망고 빙수(10만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일한 제주산 애플망고를 사용하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제주 우유 아이스크림과 애플망고 외에 망고 소르베와 피스타치오 다쿠아즈, 머랭 등이 듬뿍 올라간다.
올여름 가장 비싼 애망빙(14만9000원)을 내놓고 있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도 의외의 가성비 메뉴가 있다. 15층 가든 테라스 ‘오울’의 수박 화채(2만원)다. 동글동글하게 한입 크기로 썬 수박과 멜론에 꿀을 가미한 수박 착즙 주스를 가득 부어 낸다. 호텔 관계자는 “5월에 출시했는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외국인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콘래드 서울 최상층의 ‘37그릴앤바’에선 ‘아이스크림 & 와인 페어링’이 올여름 베스트셀러다. 아이스크림(복숭아 셔벗, 블루치즈 아이스크림, 초콜릿 아이스크림 중 하나)과 와인 1잔을 함께 제공하는 메뉴로 3만5000원에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