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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사건 사과 안하면 강제 불출마"…윤희숙 발언에 국힘 발칵

중앙일보

2025.07.15 13:00 2025.07.1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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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와 윤희숙 신임 혁신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인적 쇄신 기준으로 꺼내 든 ‘8대 사건’을 둘러싼 당내 파장이 심상찮다. 윤 위원장이 본지 인터뷰에서 8대 사건 관련자들의 사과를 강조하며 “(사과 거부시) 당원 소환을 통한 특정 지역구 강제 불출마에 준하는 강력한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고 한 후폭풍이다. 윤 위원장이 특정인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건 대상자는 금방 특정됐다.

당장 관련자들을 중심으로 반발과 설전, 고발전이 이어졌다.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당사자로 지목된 권영세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향해 “한덕수 후보에게 100억 이상의 돈을 지원했다는 악의적인 소문은 사실이 아닌데, 김 전 위원이 새로 언급하는 건 저와 당시 지도부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비열한 행태”라고 직격했다. 권 의원은 김 전 최고위원을 고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권영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권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선 “(후보 교체가) 당을 해치는 행위가 되는지 동의할 수 없다”며 사실상 사과를 거부했다. 그러자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만약 권영세 의원 작전이 성공해서 내란혐의 대상자로 수사받게 될 한 전 총리를 억지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만들었더라면 국민의힘은 진짜 내란당이 됐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즉시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해서는 왜 지금까지 침묵만 지키는가”라고 재반격했다. 이는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당원게시판에 올렸다는 의혹으로, 8대 사건에 포함됐다. 야권 관계자는 “윤 위원장이 꼽은 8대 사건 사과에 대한 당내 이견도 이견이지만, 당사자들 간에 설전이 확산하면서 당이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선 후보가 지난 5월 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서 탈락한 후 승복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8대 사건’ 뭐길래

윤 위원장이 국민의힘의 과오로 꼽은 8대 사건은 ▶대선 참패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대선 후보의 단일화 입장 번복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앞 시위 ▶당원 게시판 논란 ▶22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 ▶특정인 당대표 막기 위한 당헌·당규 개정과 연판장 사태 ▶윤 전 대통령의 왜곡된 국정 운영 방치다.
신재민 기자

중앙일보가 사건 관련자를 추려보니 사과 대상자는 최소 61명이었다. 사건의 범위도 넓다. 당헌·당규 개정과 연판장 사태는 2년 전 일이다. 2023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여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옛친윤계 주도로 윤심(尹心)과 거리가 있던 나경원 의원의 출마를 막기 위한 연판장을 돌렸다. 당시 초선의원 50명이 연판장에 서명했는데, 이중 현역은 22명이다. 이때 서명했던 한 의원은 “2년 전 사건까지 거론한 건 너무 나갔다고 본다. 언제까지 사과만 할 것이냐”고 반발했다.

쇄신안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5대 혁신안’ 좌초 끝에 물러난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은 라디오에서 “8가지로 너무 많은 인적 쇄신의 기준을 제시하다 보니 사실상 인적 쇄신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읽혔다”며 “우선순위 한두 가지를 뽑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전날 “누가 누구를 내친다든지, 비판이나 욕을 한다는지 그런 차원에서 혁신하는 것이 아니다”며 신중론을 폈다. 송 위원장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혁신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혁신안에 대한 반발이 많은 것을 알고, 공감대를 찾기 위해 송 위원장과 윤 위원장이 자주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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