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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특검 "삼부 주가조작 공모해 부당이득 369억" 영장 적시

중앙일보

2025.07.15 19:08 2025.07.1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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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 뉴스1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과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들이 주가조작으로 얻은 부당 이득을 369억원으로 산정해 적시한 것으로 16일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들이 우크라이나 관련 호재성 정보를 허위로 유포하고 주가를 띄운 뒤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전‧현직 회장 등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당거래’ 공모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14일 법원에 청구한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과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 같은 범죄사실을 담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이 산출한 부당 이득은 조 전 회장 측 200억여원, 이 회장 측 170억여원 등 총 369억원 상당이다.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왼쪽)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 10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특검팀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 회장과 조 전 회장 등 4인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의 공모 관계로 적시했다고 한다.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진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으면서도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기업‧지방자치단체 등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외부에 알리는 방식을 공모해 주가를 상승시켜 부당 이득을 얻었다고 본 것이다.

특검팀은 이 회장과 조 전 회장이 보유주식을 고가에 매도해 자금을 확보하고, 삼부토건 담보주식의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주가조작을 공모했다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했다. 삼부토건은 표면상 2022년부터 최대주주 교체 작업이 시작돼 2023년 조 전 회장에서 이 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지배하는 디와이디가 조 전 회장이 소유한 지분을 인수했는데, 조 전 회장은 이후에도 800만주 가량의 주식을 소유하다 2023년 5~6월 순차적으로 주식을 매도했다. 당시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같은 해 5월 22일)한 뒤부터 주당 1000원대였던 주가가 5000원대까지 올랐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이 회장도 조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같은 해 6~9월 삼부토건 주식 750만주를 장내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주식을 매도해 법인 운영 자금과 관계사 대여금 등 명목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또 당시 이 회장은 2023년 2월 인수한 삼부토건 주식 일부를 증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렸는데, 주가가 점점 낮아지며 담보주식이 반대매매될 상황에 처해있었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같은해 5월 우크라이나 호재를 띄워 주가를 부양시킬 유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회장과 조 전 회장 측은 그간 “한 두 번 만난 사이”라며 공모 여부를 부인했지만, 특검팀은 2022년 조 전 회장이 물러난 뒤에도 조 전 회장 측 이응근 전 대표가 2년간 대표직을 유지한 사실 등을 근거로 이들이 공모했을 것으로 의심 중이다.



17일 구속영장 심사…우크라이나 MOU 허위 여부가 쟁점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과 대표 4인의 구속 여부는 오는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쟁점은 삼부토건이 2023년 5월 체결한 우크라이나 MOU가 허위인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실시할 능력과 의지가 없으면서도 허위적인 호재성 보도자료를 냈다는 것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의 핵심 쟁점이어서다.

특검팀은 삼부토건이 맺은 우크라이나 MOU는 구체적인 내용도, 실제 추진한 사업도 없어 허위성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 회장과 조 전 회장 등은 2023년 5월 MOU를 체결하고 우크라이나 현지 기업 등과 화상회의 등 실무 협의를 이어와 허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관계자와 우크라이나 포럼을 주최한 유라시아경제인협회 관계자로부터 “MOU가 허위·과장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블랙펄 이종호, 김건희 여사 연관성 추적

특검팀이 이들의 신병을 구속하면 향후 과제는 김건희 여사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될 전망이다. 삼부토건의 주가는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했다는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가 “삼부 내일 체크하고”(2023년 5월 14일)를 말한 뒤 급등했다.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하거나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기도 했다.

다만 삼부토건 전‧현직 대표들은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조 전 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이종호 대표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조 전 회장은 라임 사태로 징역형을 받고 수감 중인 본인의 아들이 서울구치소에 더 머물도록 이종호 대표에게 로비했다는 의혹도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장 역시 지난 10일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이종호 대표에 대해 “맹세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양수민.정진호.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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