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머스크 정치에 한눈판 사이…"BYD, 테슬라 제치고 올해 1위"

중앙일보

2025.07.15 19:24 2025.07.15 19:3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를 앞질러 1위가 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잠시 몸담은 동안, 경쟁자인 BYD가 3년 만에 테슬라의 1위 자리를 빼앗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각) 전했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BYD의 올해 전기차 판매 예상 대수는 230만대로 테슬라(170만대)를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2년 양사의 판매 규모가 비슷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3년 만의 역전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를 앞질러 세계 1위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AP=연합뉴스

당시만 해도 BYD 임원들은 "테슬라는 모든 중국 자동차 업체가 배울 만한 기업"이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머스크는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뒤 자사 고위 임원들에게 "BYD 공장과 기술, 비용 측면을 직접 봤는데, 중국이 전기차 경쟁에서 승리하고 있었다"며 침울해 했다고 한다.

2025년 4월 23일 상하이 모터쇼에서 한 남자가 BYD 차량 근처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BYD의 경쟁력은 탄탄한 중국 제조업 생태계에서 나왔다고 FT는 분석했다. 리지 지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중국센터 연구원은 FT에 "수년 간의 인프라 투자와 공급망, 엔지니어 등 인재까지 갖춘 중국 제조업 생태계가 BYD의 성공 조건을 만들었다"며 "긴밀하게 짜인 제조업 사슬 덕에 비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유연한 공급망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용 절감 측면에서 BYD는 테슬라를 압도했다. 엔지니어링 전문업체 케어소프트에 따르면 BYD는 자동차 제조공정과 관련해 100가지 비용 절감 방법을 도입했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차량 1대당 비용 절감 효과는 350~885달러(약 48만~122만원)였다. 여기에 BYD가 테슬라의 일부 비용 절감 방법까지 접목하면 최대 1860달러(약 257만원)의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 걸로 조사됐다.



5분 충전에 470㎞ 주파 기술

기술력에서도 BYD는 성공을 거뒀다. 지난 2월 왕촨푸(王傳福) BYD 회장은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첨단 운행시스템 '신의 눈'을 공개하면서 자율주행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 3월엔 5분 충전으로 470km를 운행할 수 있는 급속 충전시스템을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테슬라가 같은 수준으로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짧아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마크 그리븐 중국 담당교수는 FT에 "왕 회장이 자동차 배터리 기술에서 소프트웨어와 칩 개발까지 하는 동안, 머스크는 공에서 눈을 뗐다"면서 "테슬라가 후퇴하는 동안, BYD는 그 시간을 테슬라를 따라잡는 데 썼다"고 지적했다.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이 2025년 6월 27일 헝가리 북부에 위치한 BYD 공장 확장을 위한 기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에서의 데이터 수집·전송에 제약이 있다는 점도 테슬라 입장에선 악재다. 중국 정부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에 대한 규제 승인을 미루고 있다. 이처럼 중국 도로 주행 데이터가 해외로 반출되지 못하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큰 걸림돌이다. 결국 테슬라가 개발하는 중국 버전의 FSD 성능이 떨어지고, 중국 시장에서 승산도 없어진다.

다만 현재까지 증권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시장 가치가 1조 달러(약 1387조원)로 투자자들이 여전히 머스크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반면 BYD는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여겨져 시장 가치가 1400억 달러(약 194조원) 수준이다. BYD 역시 이 점을 인지하고 있다. 스텔라 리 BYD 부사장은 FT와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기술분야에서 BYD는 테슬라와 경쟁해 혁신을 가속하겠다"면서 "궁극적으로 BYD를 더 나은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유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