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달콤한 올스타전 휴식기를 마치고 17일 재개한다. 전반기를 단독선두로 마친 한화 이글스와 5위 KT 위즈의 수원 4연전이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잠실에선 3위 롯데 자이언츠와 2위 LG 트윈스가 맞붙는다. 또, 광주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전을 비롯해 두산 베어스-SSG 랜더스의 인천 4연전, 키움 히어로즈-삼성 라이온즈의 대구 맞대결이 함께 펼쳐진다.
전례 없는 순위 싸움과 흥행 돌풍이 계속될 KBO리그 후반기를 맞아 해설위원 3인에게 향후 판도 예측을 부탁했다. 전준호, 박재홍, 이동욱 위원은 모두 한화의 1위 사수를 전망했지만, 섣불리 ‘독주’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여전히 안갯속인 5위 싸움을 놓고는 KT와 SSG, NC가 막판까지 경합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준호 위원은 “1위 싸움은 한화가 유리하다고 본다. 코디 폰세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고, 라이언 와이스가 1선발 같은 2선발로 활약해주고 있다. 둘만 버텨도 연패를 끊기가 쉬운데 류현진과 문동주까지 있으니 후반기 막판까지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고 했다. 박재홍 위원 역시 “전반기 초반만 하더라도 한화 타선이 확실히 힘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공격력도 좋아졌다”면서 “다만 독주를 점치기에는 조심스럽다. LG와의 현재 격차(4.5경기)가 아직 크지 않고, LG가 분위기를 탄다면 대혼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2017년을 끝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롯데의 선전도 관심사다. 이동욱 위원은 “롯데가 몇 차례 위기를 잘 넘겼다. 봄에만 강하다는 징크스를 깨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민석과 알렉 감보아 등이 중요할 때마다 호투해주면서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현재로선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은 한화, LG와 함께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준호 위원은 “전반기 최대 발견인 왼손 파이어볼러 홍민기의 활용도가 관건이다. 홍민기가 빨리 필승조로 올라서야 최준용-정철원-김원중으로 이뤄지는 불펜진 부담이 줄어든다. 이들 넷이 적절히 휴식을 취해가며 후반기를 버텨준다면 롯데는 3위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고 첨언했다.
이처럼 KBO리그 전반기는 한화와 LG, 롯데의 3강 구도로 이뤄졌다. 그런데 6월 들어 KIA가 치고 올라오면서 상위권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재홍 위원은 “KIA는 돌아올 자원이 많다. 김도영과 나성범, 김선빈, 이의리가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지금보다 전력이 탄탄해질 것이다”면서도 “기존 자원과 복귀 선수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중요하다. 교통정리를 마쳤을 때 원하는 대로 신호등이 켜져야 KIA가 치고 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5강 막차’ 싸움 예측을 가장 어려워했다. 5위 KT를 시작으로 6위 SSG, 7위 NC가 1경기 차이로 촘촘히 붙어있기 때문이다. 8위 삼성 역시 NC와는 0.5경기 차이라 언제든 5위를 넘볼 수 있다. 이동욱 위원은 “최종 5강 예상이 정말 힘들다. 연승 혹은 연패로 순위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면서 “그래도 강력한 5강 후보는 역시 KT다. 선발진이 탄탄하고 새로 합류한 패트릭 머피가 잘 적응한다면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 가능하다고 본다. KT에는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도 무기다”고 평했다.
역시 KT의 손을 들어준 전준호 위원은 “필승조 손동현의 복귀 시점이 관건이다. 마무리 박영현에게 너무 많은 무리가 가는 상황이라 손동현이 빨리 합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