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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스마트폰 안 꺼내도 '차 문 스르륵'…3.3조 디지털키 시장 잡아라

중앙일보

2025.07.1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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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직원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아동 감지(CPD)'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LG이노텍
# 차 키 없이 스마트폰을 뒷주머니에 꽂고 운전석 쪽에 서자 앞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 뒷자석에 아이를 태운 것을 깜빡하고 무심코 차 문을 닫고 나오자 10초 만에 ‘아동 감지(CPD, Child Presence Detection)’ 기능이 활성화돼 스마트폰에 알람이 울린다.

LG이노텍이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연 ‘차세대 디지털 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소개한 내용이다. 후발 주자로 2017년부터 디지털 키 기술 개발을 시작한 LG이노텍은 고정밀 무선통신사업을 하면서 쌓아 올린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디지털 키는 자동차 키의 기능을 스마트폰에 옮겨 담은 것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차 문을 여닫거나 시동을 걸 수 있다. 실물 키를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고, 디지털 키가 탑재된 차량에 연결된 스마트폰이 있어야 시동을 걸 수 있어 도난 위험도 적다.

LG이노텍이 앞세운 기술 차별성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3D 좌표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존보다 30% 이상 높은 정확도를 구현한다. 예컨대 기존에는 20~30cm 거리에서부터 차량 문 개폐 기능이 작동해 차량 뒤쪽으로 가도 앞문이 열리는 등 오작동이 발생했다. 반면 이번에 내놓은 디지털 키 2.0 버전에선 차 문에서 약 10cm 이내에 있을 때 해당 기능이 활성화돼 엉뚱한 문이 열리는 걸 막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명함 한장보다 작은 초소형 크기를 구현한 점이다. 디지털 키 기능을 위해선 차량에 최소 6~8개의 무선통신 부품을 내장해야 하는데 완성차 설계를 하는 입장에선 부품의 크기가 작을수록 공간 활용도가 높다. 특히 LG이노텍은 향후 나올 디지털 키 3.0 버전에 아동 감지 기능을 넣었는데 원래 차 안에 따로 들어가야 하는 레이더 기능을 디지털 키에 합쳐 구현해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공간 자율성을 높이고 원가도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명함 한 장 크기보다 작은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LG이노텍

그간 국내 디지털 키 시장은 콘티넨털(독일), 보쉬(독일), 현대모비스(한국)의 삼파전 구도였다. LG이노텍은 지난해 2.0 기술이 들어간 디지털 키로 첫 수주를 따냈으며 내년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3.0 기술이 들어간 디지털 키는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8년 양산 목표다.

LG이노텍은 글로벌 차량용 디지털 키 시장 규모가 올해 6000억원에서 2030년 5배 이상 성장한 3조3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디지털 키 솔루션을 앞세워 2030년까지 차량통신 부품사업 연 매출을 1조5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우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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