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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전쟁' 끝낸 이란, 강경·개혁파 권력 투쟁 치열

연합뉴스

2025.07.16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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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서방 적대감 여전·'대미 협상' 대통령 탄핵 위협까지 개혁 진영은 외교 등 대대적 변화 요구…하메네이 행보 주목
'12일 전쟁' 끝낸 이란, 강경·개혁파 권력 투쟁 치열
강경파, 서방 적대감 여전·'대미 협상' 대통령 탄핵 위협까지
개혁 진영은 외교 등 대대적 변화 요구…하메네이 행보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이후 이란 내부에서 신권정치의 향방을 둘러싼 강경파와 개혁파 간 권력 투쟁이 치열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강경파는 여전히 서방에 대한 적대감을 내보이며 미국과의 협상에도 반대하고 있다. 대미 협상에 열려있다는 의사를 밝힌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에 대해서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14일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여전히 외교의 창이 열려있다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7일 공개된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의 인터뷰에선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집회에 자주 등장하는 정치 구호 '미국에 죽음을'에 대해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언급, 그 의미를 깎아내렸다는 강경파의 비판을 받았다.
대표적인 강경파 의원 아볼파즐 조흐레반드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대통령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질도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고, 의원 20여명은 직접 서한을 보내 반발했다.
한 의원은 정부가 방침을 바꾸지 않으면 의회가 '접근방식을 바꾸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는데, 이는 탄핵 위협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들은 일단 이스라엘과의 무력 분쟁 중에는 대체로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후 12일간의 무력충돌이 바로 대화에 반대하는 이유라고 주장한다. 더 많은 외교적 노력을 하더라도 앞으로 미국,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무력충돌이 보여줬다는 것이다.

반면 개혁파들은 이란이 외교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이념적 제약은 완화하고 경제를 개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외교 관계에 그쳐서는 안 되고, 국내에서도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최근 경제학자와 개혁주의 성향의 전직 관료 200여명은 성명을 내고 '통치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했다. 페제시키안 행정부가 미국·유럽과 외교를 추구하고 금융 정책을 바꾸고, 부패를 척결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2011년부터 가택연금 상태인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도 헌법 의회를 구성하고 정치 전환을 위한 국민투표를 촉구했다.
강경파의 도발이 더 큰 외국의 침략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최근 이란 국영방송에선 파트와(칙령)를 이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으로 현상금을 걸고 모금운동을 개시하는 한 성직자의 모습도 전파를 탔다.
개혁성향의 분석가 사이드 라이라즈는 "강경파들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지 못하고 대중 지지도도 부족하다"며 "그들의 주 관심사는 이념이 아니다. 미국과 맺을 어떠한 합의에서든 배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향후 이란 전략에 대한 최종 결정은 86세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메네이는 최근 대중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상태다.
지난달 12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을 전격 공습한 데 이어 21일엔 미국이 이란 핵시설 3곳을 공격, 이란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지난달 25일 이란과 이스라엘은 휴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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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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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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