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던 CJ올리브영과 무신사가 내친김에 해외 오프라인 매장도 낸다. 현지 매출을 확대하려면 상권 중심지 출점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해외에서 K컬쳐의 인기가 무르익은 만큼 온·오프라인 연계(O2O) 마케팅을 통해 현지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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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넘어 매장 출점
CJ올리브영은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현지 법인(CJ 올리브영 USA)를 설립하고 미국 1호 매장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올리브영 글로벌몰’과 아마존 등에서 K뷰티의 인기가 상당한 만큼 오프라인 매장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의 뷰티 시장은 약 1200억 달러(약 156조원, 2023년 기준)로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미국 인구의 약 40%가 유행에 민감하고 새로운 트렌드에 수용적인 1030세대”라며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K뷰티 접근성이 높아진다면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현지 매출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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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연계, 해외 영토 확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무신사도 내년까지 일본·중국·싱가포르·태국 등에 매장을 내기 시작해 오는 2030년까지 미국·캐나다·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20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한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의 거래액이 연평균 260%씩 증가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온라인몰로 시작한 무신사는 국내에서도 오프라인 매장과 시너지를 추구하는 ‘옴니 채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이 앱에서 봐둔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온라인 적립금을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 등 온·오프라인의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서울 성수동, 명동, 한남동 등에 위치한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에는 해외 관광객 매출이 뚜렷하게 늘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의 경우 외국인 매출 비중이 2분기 기준 47%까지 늘었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지난달 패션 브랜드와 투자사 등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행사를 앞두고 “K-패션이 각광받고 있는 지금이 한국 브랜드의 해외 진출 최적기”라며 공격적인 출점 계획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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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프라인인가
이들 업체가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성장세가 둔화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북미·중국·일본 시장의 상징적 의미를 겨냥한 부분도 있다.
한류 인기에 힘입어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K뷰티·패션의 호감도가 상승한 것은 현지 진출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CJ올리브영의 경우 2010년대 중국에 10개 매장을 냈다가 철수했었고, 미국 진출도 준비했다가 접은 바 있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CJ올리브영은 온라인을 통해 수집한 현지 소비자 데이터를 중심으로 K뷰티 상품의 소싱·큐레이션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무신사의 경우 패션 플랫폼의 특성상 물류·재고 관리 비용이 크다는 부담이 있지만 3자물류(3PL) 등 현지 파트너사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이를 극복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K뷰티·패션은 지금이 현지 진출에 적기”라며 “해외 소비자가 선호하는 한국적 특징에 더해 현지 소비자의 트렌드를 적절히 접목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