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공항의 안전성 논란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가덕도신공항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간사이공항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간사이공항은 30조원이 투입된 야심 찬 프로젝트였지만, 개항 후 급격한 지반 침하와 태풍으로 인한 침수로 공항이 마비되면서 해상공항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 사례는 가덕도신공항의 기술적 위험성과 사업성에 대한 회의론의 단골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두 공항 모두 해상매립 방식이지만, 지반 조건과 설계 대응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반 전문가로서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지반 조건과 지반 개량 방식의 차이다. 간사이공항은 수백m 깊이의 연약 지반이 분포하며, 경제적·기술적 제약으로 상부 20~30m만 개량하고 공항을 건설했다. 50년간 최대 18m의 침하를 예측했으나 개항 6년 만에 11m의 침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간사이공항 터미널은 침하되는 높이만큼 건물 기둥 높이를 조정하는 잭업 공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는 공항 운영 안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반면에 가덕도신공항 터미널은 침하 우려가 없는 육상 암반 위에 배치된다. 활주로가 건설될 해상 연약 지반은 22~42m 깊이로, 전 구간 개량이 충분히 가능한 범위다. 활주로를 보호하는 방파호안이 설치되는 구간은 심층혼합처리(DCM) 공법을 적용해 해저 암반까지 시멘트 혼합재를 주입하고, 매립 구간은 ‘해상 연직배수재(PDB) 공법+선행재하공법’으로 지반 내 간극수를 제거해 연약 지반 전체를 안정화할 수 있다. 이로써 활주로 구간의 30년 예측 부등침하 변화량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활주로 길이 30m당 침하량 3㎝ 이하)을 충족하도록 설계 및 시공이 가능하며, 개항 후에도 안전한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태풍·해일 등 자연재해 대응 설계도 차이가 난다. 간사이공항은 해수면보다 불과 5m 높이에 조성돼 2018년 9월 태풍 ‘제비’로 인해 침수되며 공항 전체가 폐쇄됐다. 가덕도신공항은 공항 부지를 간사이공항보다 6배 높은 31.5m로 조성해 자연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간사이공항은 지반 침하와 자연재해 취약성의 대표 사례지만, 수도권에서 가덕도신공항 불가론을 언급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인용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잘못된 정보로 더는 국민을 현혹해서는 안 된다.
간사이공항의 사례를 교훈 삼아 정밀한 설계와 철저한 리스크 대응 체계를 적용한다면,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대한민국 토목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알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