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는 외로워도 곁을 주지 않는다
꽃 피고 새 울어도 하늘만을 우러른다
해 지면 제 살 지그시 바늘로 찌르면서
-배롱꽃(책만드는집)
짧은 시의 고향을 찾다 ‘작은詩앗·채송화’ 동인으로 짧은 시 쓰기 운동을 하는 윤효 시인이 단시조집을 냈다. 그것도 무려 72편을 모아….
그렇지! 우리에게는 시조라는 3장짜리 전통 시가 있는데, 그것도 조상들이 무려 700여 년을 노래(唱)로 불러왔는데 시조를 외면하고 어디에서 짧은 시를 찾는단 말인가? 당연히 시조의 길을 찾아온 윤 시인이 반갑다.
윤 시인은 2년 전, 팬데믹과 함께 먹빛 세사에 갇혀 한 철을 보낼 때 뜬금없이 시조가 찾아왔고 질곡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올봄에도 불쑥 그것이 찾아와 시집으로 모시게 되었다 한다. 시조를 쓰며 치유를 경험한 것이라 하겠다. 그의 경험의 결론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열댓 걸음 떨어져 두 나무는 자랐다죠/애 터져도 무심한 척 물끄러미 바라볼 뿐/그러다 바람 핑계로 손을 잡곤 했다지요 -사랑
사랑은 그런 것이다. 객지에서 고생하다 고향에 와서 위안을 찾는 것처럼 우리 시의 고향을 찾은 그를 따뜻하게 맞는다.